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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한국영화 2022년엔 ‘넘버2’가 살린다

입력 | 2021-12-21 10:40:00


한국영화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깊은 수면에 들어갔다. 코로나 사태 직전 5년 간 한국영화는 전성기를 보냈다. 1000만 관객을 넘어선 영화는 12편 중 한국영화가 7편일 정도였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 이후 한국영화는 쪼그라들대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한국영화 매출액은 12월21일 현재 약 1718억원이다. 2019년 9700억원과 비교해 약 17.7%에 불과하다.

각종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코로나 상황이 여전히 어렵지만, 이미 위드 코로나 시대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아마도 내년은 한국영화 부활을 알리는 첫 번째 해가 될 것이다. 이 재출발은 ‘넘버2’가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관객을 만났던 영화들의 속편이 대거 개봉한다는 얘기다. 속편은 언제라도 있었다. 하지만 내년처럼 한번에 쏟아졌던 적은 없었다. 영화계 관계자는 “익숙한 영화의 두 번째 작품이 개봉한다는 건 관객을 영화관으로 더 끌어당길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가장 먼저 관객을 만날 속편은 내년 1월 설 연휴 개봉 예정인 ‘해적:도깨비 깃발’(감독 김정훈)이다. 이 영화는 2014년 866만 관객을 불러모은 ‘해적:바다로 간 산적’의 후속작이다. 첫 번째 영화가 나온지 7년이 지난만큼 출연진을 싹 바꾸고 다시 찾아온다. 1편의 주인공은 배우 손예진과 김남길이었다면, 2편은 한효주와 강하늘이 맡는다. 이와 함께 권상우·이광수가 힘을 보탠다.

국내 멀티플렉스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후 가족과 함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한국영화가 많지 않았는데, ‘해적:도깨비 깃발’이 그 역할을 해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내년 초 개봉 예정인 ‘넘버2’ 중엔 ‘범죄도시2’(감독 이상용)도 있다. 2017년 관객을 만난 ‘범죄도시’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688만 관객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마동석·윤계상·진선규·김성규·박지환 등 주·조연 배우 모두 좋은 연기를 보여준데다 각종 유행어와 패러디까지 만들어내며 현재까지도 종종 회자된다. ‘범죄도시2’엔 첫 번째 편과 마찬가지로 배우 마동석이 출연해 극의 중심을 잡고, 현재 가장 뜨거운 배우 중 한 명인 손석구를 투입해 또 한 번 흥행을 노린다.

‘마녀2’(감독 박훈정)와 ‘정직한 후보2’(감독 장유정)도 상반기 중 개봉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녀2’는 2018년 318만 관객이 본 ‘마녀’의 후속작이다. 전작에서 후속작을 위한 복선을 충분히 깔아둬 속편이 만들어질 거라는 얘기가 꾸준히 나왔었다. 눈길을 끄는 건 김다미와 함께 극을 이끌어갈 신인 배우 신시아다. 신시아에 대해선 알려진 게 거의 없기 때문에 이 배우가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이종석·진구 등도 합류한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정직한 후보2’는 후속편이 나오는 영화 중 가장 의외의 작품으로 꼽힌다. 지난해 초 개봉한 전작이 153만 관객을 불러모으며 나쁘지 않은 결과를 냈지만 속편까지 나올 정도의 인상을 주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타율 높은 유머, 나름 탄탄한 구성으로 두 번째 영화를 내놓는 데 성공했다. ‘정직한 후보2’의 가장 큰 힘은 전작의 배우들이 대부분 그대로 출연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가장 속편다운 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뛰어난 코미디 연기로 여우주연상까지 받은 배우 라미란이 이번엔 또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도 관심거리다.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속편 영화들이 이처럼 줄줄이 개봉하는 건 또 처음 보는 광경”이라며 “침체된 영확에 활기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