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배트맨’ 조커처럼 입고 탑승 70대 찌른 뒤 불질러… 17명 부상 “전차에 사람 많은 핼러윈 노려” 승객들 창문 통해 탈출 아수라장
닫힌 출입문-스크린도어… 창문으로 탈출하는 승객들 지난달 31일 일본 도쿄 신주쿠로 향하던 특급 전철 게이오센에서 20대 남성이 갑자기 칼을 휘두른 뒤 전철 안에서 불을 내서 17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승객의 비상연락을 받은 전철은 고쿠료역에 긴급 정차했고 전철 문이 열리지 않자 승객들은 창문을 통해 탈출했다. 사진 출처 트위터
NHK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8시경 도쿄 외곽 조후시에서 도심 신주쿠로 향하는 특급 전철 게이오센(京王線)에 짧은 머리에 녹색 셔츠, 보라색 코트를 걸친 남성이 탔다. 3호차에 탄 그는 갑자기 흉기를 꺼내 전차에 앉아 있던 70대 남성을 이유 없이 찔렀다. 그 모습을 본 한 승객이 “칼을 들었다. 도망가”라고 외쳤고 승객들은 열차 진행 방향으로 대피했다. 범인은 5호차까지 승객들을 쫓아가 미리 준비한 페트병에 든 액체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화염과 함께 연기가 퍼지면서 승객들은 패닉 상태가 됐다.
승객의 비상연락을 받은 전철은 평소 정차하지 않는 고쿠료역에 긴급 정차했다. 전철 문이 열리지 않자 승객들은 창문을 통해 급히 탈출했다. 핼러윈 데이의 악몽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범인의 칼에 찔린 남성은 의식불명의 중상을 입었고 16명이 연기 흡입 등으로 인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범인이 불을 지른 직후 지하철 안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다. 사진 출처 트위터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