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드라마’ 인기몰이 비결 순문학과 달리 인물간 대화 많아… 성우들 감정 연기로 몰입도 높여 적재적소 음악-효과음도 한몫… 네이버 상위 10개중 4개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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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리고 재혼 승인을 요구합니다!”(황후 ‘나비에 엘리 트로비’)
“뭐… 뭐라고?”(황제 ‘소비에슈 트로비 빅트’)
네이버 웹소설 ‘재혼황후’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오디오 드라마 장면이다. 황후 역의 성우 소연(본명 안소연·48)이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진 황제와 이혼하고, 이웃나라 왕자와 재혼하겠다는 대사를 실감나게 연기했다. 황제 역의 성우 정재헌(46)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두 인물의 팽팽한 갈등관계가 이어폰을 통해 생생히 전달됐다. 올 3월 시작된 이 드라마의 누적 재생 수는 400만 회가 넘는다. 맛깔나는 대사에 전문 성우들의 연기가 잘 어우러져 기존 웹소설 독자는 물론이고 오디오 콘텐츠 이용자들도 사로잡았다. 김범휴 네이버웹툰 사업부 리더는 “탄탄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성공한 웹소설이 오디오 드라마로 다시 만들어져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로맨스나 로맨스판타지 장르의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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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이 오디오 콘텐츠에서 강세인 건 순문학과 달리 인물 간 대화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듬감을 강조한 구어체 위주의 전개가 오디오 시장에서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출퇴근길이나 집안일 등 다른 일을 하면서 듣는 오디오 콘텐츠 소비자들의 성향도 한몫하고 있다. 웹소설은 서사와 캐릭터가 다른 장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순해 잠시 다른 생각을 하다 다시 들어도 이야기를 쉽게 쫓아갈 수 있다. 박세령 스토리텔 한국지사장은 “웹소설은 중의적인 뜻을 지닌 문장이 적고 한자를 병기해야 하는 단어를 별로 쓰지 않아 음성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기가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웹소설 오디오 드라마와 오디오북은 녹음 방식이 다르다. 잔잔한 말투로 문장을 읽는 오디오북과 달리 오디오 드라마는 성우가 목소리를 높이고 감정을 끌어내면서 연기를 한다.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윌라의 이화진 콘텐츠팀 부장은 “웹소설 오디오 드라마는 소설 속 갈등을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성우가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며 “TV 드라마처럼 배경음악과 효과음도 적재적소에 넣는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웹소설 오디오 드라마의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이융희 청강문화산업대 교수(웹소설 창작 전공)는 “과거 신문에 연재된 장편소설이 라디오 드라마로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공상과학(SF) 장르 등에 비해 일반인들의 수요가 높은 로맨스물 위주로 오디오 드라마가 제작돼 인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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