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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동거녀의 아들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제주 중학생 살인사건 피고인들이 마지막까지 혐의를 부인하는 태도를 유지했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장찬수)는 27일 살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백광석(48)과 김시남(46)에 대한 3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부는 두 피고인들의 계획 살인 혐의를 입증하는데 집중했다.
백씨는 범행 이틀전 공범인 김씨에게 대출한도가 400만원인 신용카드 2장을 건네고, 570만원을 사용할 수 있는 체크카드를 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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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카드를 건네면서 사건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 백씨는 “전혀 아니다, 도와달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죽일 생각을 가지고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죽일 생각 없었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백씨는 검거 당시 자신의 범행이라고 주장했지만, 수사가 마무리될 무렵 돌연 그간 진술과 달리 김씨를 ‘살인범’으로 지목했다.
이에 대해 백씨는 피해자가 아직 눈을 감지 못하고 있다는 수사관의 말에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서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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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피해자가 숨을 쉬지 않는 것은 확인했지만 “다시 깨어날 줄 알았다. 두려웠다”는 다소 황당한 증언도 내놨다.
대검찰청 소속 심리분석관들의 법정 증언에 따르면 김씨의 진술은 대체적으로 거짓 진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열린 2차 공판 기일에 출석한 대검 소속 분석관은 “김시남 피고인의 경우 진술이 거짓으로 판정됐다”며 “백씨의 진술은 판단 불능으로 측정됐지만, 김씨의 경우 조사 기법상 종합적인 판단 결과는 ‘거짓’이다”고 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씨는 A군을 직접 제압하고, 피해자의 허리띠로 목을 감는 등 범죄를 구성하는 중요 행위를 모두 실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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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전 백씨는 김씨에게 “내가 피해자를 죽이게 되면 나도 같이 죽을 것이기 때문에 네가 적발되지 않으니 나를 도와달라. 일이 잘못되면 내 카드로 돈을 인출해서 사용하면 된다”고 설득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앞서 이들은 지난 7월16일과 17일 이틀에 걸쳐 피해자 집 주변을 답사한 뒤 18일 오후 3시께 계획을 실행에 옮겨 피해자 A(15)군을 살해했다.
이들은 집안에서 A군을 마주치자 주먹과 발 등으로 폭행하고 청테프로 온몸을 묶어 피해자를 제압했다.
범행 동기는 앙심이었다. A군이 자신을 ‘당신’이라고 부르고 피해자 어머니와의 동거 관계가 틀어지자 이들 모자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계획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백씨에게 금전적인 도움을 받던 중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