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코로나 쇼크’ 작년 빼면 최악, 외신 예상 5%대보다 더 떨어져 亞최대 알루미늄 기업도 경영난… 중왕그룹 “자력으로 해결못할 상황” 美경제도 공급망 대란-인플레 ‘한숨’… 경제 전문가 “내년 하반기까지 갈것”
헝다-전력난-공급 교란 3대 악재에… 中 3분기 ‘4%대 성장’ 쇼크
《파산 위기에 몰린 중국 부동산업체 헝다 사태, 전력난, 홍수 등으로 중국의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9%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상 최악이었던 지난해를 제외하면 5%대 성장률이 깨진 것은 1992년 분기별 성장률 통계를 집계한 후 처음이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뚜렷한 경기둔화 조짐이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텍스트를 입력하세요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 경제가 동시에 비틀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8일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4.9% 늘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발한 지난해를 제외하면 분기 성장률이 4%대를 기록한 것은 관련 통계가 발표된 1992년 이후 처음이다.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의 예상치 5.0∼5.2%보다 낮고 올해 1분기(18.3%), 2분기(7.9%)와 비교해도 하락세가 완연하다. 대형 부동산회사 헝다의 파산 위기, 유례없는 전력난, 세계 공급망 교란 여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푸링후이(付凌暉)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 들어 석탄 가스 원유 등 국제 에너지원 가격이 크게 올랐고 국내 석탄 공급도 긴박하게 이뤄졌다. 일부 부동산 기업이 과하게 빚을 내 맹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에 제한을 가하기 시작했다”며 전력난과 헝다 사태를 언급했다. 중국 관계자가 공개석상에서 전력난이 심각한 것을 시인한 것도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푸 대변인은 3분기 누적 성장률이 전년 대비 9.8% 증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력난 지속 등으로 4분기 성장률 또한 시장 예상치를 밑돈다 해도 올해 전체로는 당국이 제시한 연 6%대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 최대 알루미늄 생산 기업인 중왕(忠旺)그룹 또한 심각한 경영난에 처했다. 18일 진룽제 등 경제매체들에 따르면 중왕은 15일 공시를 통해 “본사 및 계열사에서 심각한 경영 문제가 발생했다. 자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공시했다. 알루미늄이 산업 전반에 걸쳐 기본재료로 쓰인다는 점을 감안할 때 헝다, 화양녠 등 주요 부동산회사에 이어 이 회사의 위기 또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중국 경제가 올해 8%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던 주요 기관 또한 속속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8.4%에서 8.1%로 낮췄다. 미국 골드만삭스 또한 기존 8.2%에서 7.8%로 하향했다.
응답자의 45%는 ‘적어도 내년 하반기는 돼야 공급망 병목이 해소될 것’으로 점쳤고 15%는 후년인 2023년으로 예상했다. 물류 분야의 주무 장관인 피트 부티지지 미 교통장관 역시 17일 CNN에 출연해 “올해 우리가 경험하는 많은 문제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WSJ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12월 미 물가가 5.2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6월(3.4%)에도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내년 말이 돼서야 2.6%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10년간의 평균치인 1.8%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3분기 성장률 전망치 또한 연율 3.1%로 전망했다. 7월 조사(7.0%) 때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4분기(10∼12월) 성장률 전망치도 5.4%에서 4.8%로 낮아졌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