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五感체험형 전시 ‘비욘더로드’ 주역 英 음악가 제임스 라벨 인터뷰 33개 공간에 99개 스피커 배치… ‘엉클’음악, 회화 비디오 등과 조화 알폰소 쿠아론 ‘로마’ 등 일부 상영 “기술과 예술 결합, 생명 불어넣어” 까치-호랑이박제 한국적 요소 담아 “폐막전 꼭 서울전시장 찾고 싶어”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 6층 ALT1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비욘더로드’ 가운데 형광 그라피티 통로 공간 풍경. 이 부분은 국내 스트리트 아티스트 ‘나나’가 영국 그룹 ‘엉클’의 음악에 등장하는 키워드를 활용해 제작했다. 미쓰잭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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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로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완벽한 몰입도의 앨범 만들기가 저의 오랜 꿈이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그래서 제게 꿈같은 일입니다.”(제임스 라벨)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독특한 오감 체험형 전시 ‘비욘더로드’(11월 28일까지)는 철저히 한 아티스트의 음악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영국 전자음악 그룹 엉클(UNKLE)의 작품이다. 33개의 공간에 99개의 스피커를 배치해 입체화한 엉클의 음악이 회화, 비디오, 조향, 박제와 어우러져 유사 유기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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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해변 신은 거대한 기도처럼 사람 감정을 휘젓죠. 쿠아론이 첨단 촬영 기법으로 자연스러움을 극대화한 것처럼, 저와 제작진은 기술과 예술을 결합해 전시장 전체에 생명을 불어넣으려 했습니다.”
전시장에 시종 흐르는 음악은 엉클의 2017년과 2019년 연작 앨범 ‘The Road’에 담긴 곡들. 라벨은 ‘The Road: Part III’ 음반을 만들어 곧 공개할 거라고 했다.
라벨은 “‘슬립 노 모어’ 제작진과 런던 토트넘에 있는 실험용 가옥들에서 세 달간 음향을 실험하고 큐레이션을 하며 전시를 준비했다”고 했다.
“지난해 런던 사치 갤러리에서 오픈한 뒤, 저는 관객으로서 스무 번 정도 관람했습니다. 제가 만든 앨범이지만 매번 새 작품을 듣는 듯한 체험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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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전에 기획한 전시입니다. 물질주의, 도널드 트럼프, 혼란한 세계를 표현하려 했죠. 그런데 팬데믹 이후 더 흥미로운 맥락을 갖게 됐지 뭡니까.”
라벨은 “보거나 듣거나 맡는 것에 머물지 말고 33개의 공간이 주는 총체적 경험에 집중해 달라”고 관객들에게 주문했다.
전시에는 한국적 요소도 담았다. 까치와 호랑이 박제 작품, 국내 거리예술가 ‘나나’의 그라피티다.
“까치는 영국의 설화에도 자주 등장합니다. 제가 또 호랑이띠죠. 청소년기에 저의 세계를 흔든 것은 동양 무예였습니다. 태권도를 비롯한 무예의 역사를 달달 외웠죠. 여건이 허락한다면 폐막 전에 꼭 서울 전시장을 찾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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