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헝다그룹의 채무 위기를 계기로 중국의 부동산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양극화 해소를 표방하는 중국 시진핑 지도부가 부동산 가격 급등을 용인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채무 비율 등 다른 지표도 버블 시기의 일본을 뛰어넘고 있어 연착륙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닛케이는 중국 정부의 대응에 따라 중국 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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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루스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광둥성 선전시에서는 아파트 값이 평균 연봉의 57배에 달하며, 수도 베이징 역시 55배에 이른다.
부동산 버블 시기였던 1990년 도쿄도의 아파트값은 평균 연봉의 18배 정도였다. 닛케이는 중국 대도시권 아파트는 서민의 손에 잡힐 수준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여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가 재무 측면에서 지켜야 할 3가지 ‘레드 라인’을 설정했다. 선입금을 제외한 부채 비율이 70%를 못 넘게 했으며, 순부채 비율을 100% 이하로 지키고, 단기 현금 부채 비율을 1 미만으로 유지하도록 했다. 그 결과 부동산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줄었다.
올해 8월 시진핑 지도부는 ‘공동 부유’를 앞세워 빈부격차 해소를 예고했다. 그 압박은 부동산 가격에도 가해졌다. 지난 8월 판매총액을 총면적으로 나눈 단가는 전년동월 대비 2.7%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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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상승이 둔화하면서 부채총액이 351조원에 달하는 헝다그룹의 경영이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강해졌다. 닛케이는 돌발적인 부도 사태를 피한다 해도 중국 부동산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장애물은 높다며 “부동산 편중 성장이 역회전하면서 거품경제가 붕괴된 1990년 전후의 일본을 뛰어넘는다는 신호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중국의 민간 채무는 최근 5년간 연 10%대의 증가율을 유지하며 35조달러까지 증가했다. 특히 부동산 분야의 은행 관련 대출 잔액이 5년 만에 2.1배 불어났다.
그 결과 중국의 민간채무 잔고와 국내총생산(GDP)의 비율은 220%까지 이르렀다. 이는 버블 붕괴 직후인 일본의 최고치(218%)를 웃돈다. 융자 잔고 전체에서 부동산 전용이 차지하는 비율도 중국이 30%대 초반으로, 21~22%였던 버블 시기 일본보다 높다.
일본 정부는 버블 당시 누적된 부실채권을 처리하는 데 10년 이상을 썼고 이는 경제 위축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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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중국의 상황이 일본의 버블 시기와 다른 점이라면 주식 시장은 버블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1989년 말 닛케이 평균 주가는 최고치를 기록할 때까지 10년간 5.9배 상승했다. 반면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10년 전 대비 1.5배 정도에 그쳤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