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영 前부총리 에세이 ‘인생 삼모작’ 성인된후 30여년은 생계에 집중 은퇴시기엔 평소 하고 싶은 일로 65세 이후는 자연 벗삼아 여생을
2008년부터 강원 고성군에서 살고 있는 안병영 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시골은 심신 건강에 좋고 자아를 찾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며 “자연이 안겨주는 여유와 평화는 삶을 더없이 풍성하게 만든다”고 했다. 안병영 전 부총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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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가 ‘삼모작(三毛作)’을 하듯 우리도 인생에서 3단계의 삶을 살아가는 건 어떨까요.”
그가 생각하는 인생 삼모작은 3단계로 구성된다. 먼저 성인이 된 후 30여 년간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며 생계에 집중하는 1단계. 사회적 은퇴 시기가 도래하는 50대 중반에 이르러선 직장을 옮겨 평소 본인이 하고 싶은, 적성에 맞고 보람된 일로 2단계를 보낸다. 65세 이후에는 낙향해 자연과 벗 삼아 여생을 보내는 3단계의 삶이 펼쳐진다. 그는 “70세가 가까워지면 복잡하고 생활비가 많이 드는 대도시를 떠나 그윽한 자연의 품에서 보다 단순하고, 마음을 비운 삶을 영위할 필요가 있다”며 “조용히 텃밭을 일구며 자연 회귀, 자아 찾기로 삶을 보내면 좋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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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3단계 삶이 마냥 평온했던 것만은 아니다. 2019년 발생한 강원도 산불 사태로 그의 고성 집이 모두 불타버려 새로 집을 지어야 했다. 주변에 큰 병원이 없는 만큼 건강 관리에도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선택에 만족하고 있다. “고성에 내려와선 1, 2년에 한 권씩 책을 내고 있어요. 서울에서 부대끼고 살았다면 이게 가능했을까요. 이 책들이야말로 땀 흘리며 농사지을 때 문뜩문뜩 떠오른 숱한 영감이 가을빛에 영글어 만들어진 수확물이죠.”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