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전 패스성공률 91% 달해… 뛰어난 전방 볼배급으로 눈길 권창훈 결승골도 시작은 김민재… 190cm 중앙수비지만 돌파력 좋아 중앙선 넘는 과감한 전진도 불사… 공중 경합도 안밀려 2번 모두 따내 벤투 “공격진보다 수비가 좋았다”
김민재(위쪽 사진 가운데)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레바논과의 2차전에서 상대 선수와 경합해 공중볼을 따내고 있다. 김민재는 이날 수비에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으며 상대 선수로부터 적극적으로 공을 뺏었다. 김민재는 공격 기회 때는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하며 공격의 시작점 역할을 수행했다. 2일 이라크와의 1차전에서 상대 미드필더 바샤르 라산을 따돌리고 공을 몰고 가는 김민재(아래쪽 사진 왼쪽). 대한축구협회 제공
광고 로드중
‘공격형 센터백’, ‘진격의 수비수’.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7일 레바논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을 마친 뒤 키 190cm의 중앙수비수 김민재(25·페네르바흐체)에게 붙여진 수식어들이다. 측면수비수에 비해 공격 가담 빈도가 낮은 중앙수비수이면서도 중앙선을 넘어 과감하게 전진한 뒤 상대 수비를 제치며 날카로운 돌파를 시도하는가 하면 길고 짧은 전진 패스로 좌우 및 측면 공격을 지원한 그의 모습에 팬들은 열광했다.
후방에 있는 그의 발끝에서 공격의 물꼬가 터진 순간이 많았다. 마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추구해온 후방 빌드업 축구의 시작점 같은 모습이었다. 후반 15분 황희찬(울버햄프턴)의 크로스를 받아 터뜨린 권창훈(수원)의 결승골도 김민재가 후방에서 긴 대각선 패스로 홍철(울산)에게 넘겨준 공을 홍철이 다시 황희찬에게 찔러주면서 비롯됐다.
광고 로드중
김민재가 공격에만 치중한 것은 아니다. 이날 공을 다툰 그라운드 경합에서는 5번 중 4번, 공중 경합에서는 2번을 모두 공을 따냈다. 수비력에서도 압도적이었다.
김민재는 한국이 답답한 경기력을 보였던 이라크전에서도 총 7번의 경합 중 5번을 이기며 상대 공격수들을 봉쇄했다. 벤투 감독이 이라크전을 마친 뒤 “공격은 부진했지만 수비에서는 잘했다”고 자평했는데 그 배경에는 김민재가 있었다. 김민재는 한국이 무실점 행진을 할 수 있었던 뒷심이었다.
국내 프로축구 전북에서 활약하다 중국 베이징 궈안으로 옮겼던 김민재는 지난달 터키 페네르바흐체로 이적해 유럽 시장에 발을 디뎠다. 지난달 31일 뒤늦게 훈련에 합류했던 그는 “선배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 것 같다”며 시차 적응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도 “이겨야 하는 경기를 이기지 못해 안타깝다. 레바논전에서는 꼭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다가올 시리아(10월 7일·안방), 이란(10월 12일·방문) 등과의 대결에서도 대활약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광고 로드중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