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직계’도 이재명 캠프 합류…날개 단 대세론

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첫 순회 경선지인 충청권에서 과반 승리에 성공하면서 민주당내 세력 균형추가 이 지사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친문 직계 의원이 이 지사를 공개 지지선언하고 친문 직계 또는 타 캠프 인사의 추가 합류설도 흘러 나오고 있어서다.

친문 직계 비공개 모임인 ‘부엉이 모임’ 회원인 전재수 의원은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지사는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의 가치와 철학을 실현할 사람”이라며 이 지사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부엉이 모임 회원이 친문 비토를 받던 이 지사를 공개 지지한 것은 이례적이다.

전 의원은 이광재 의원의 대선 도전을 돕다 이 의원과 정세균 전 국무총리간 단일화로 정 전 총리 캠프 대변인직을 수행해왔다. 전 의원은 이 지사 캠프에서 부산·울산·경남 총괄 선대본부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홍영표, 전해철, 김종민, 도종환, 권칠승, 황희, 박범계, 전재수 등 참여정부 청와대 경력자들이 주축으로 한 부엉이 모임 회원들은 문재인 정부에서 민주당 원내대표와 최고위원, 정부 국무위원 등 요직을 꿰차며 주류로 군림했다. ‘부산 친노’인 전 의원도 해양수산부 장관 하마평에 오른 바 있다.

부엉이 모임은 계파 정치라는 비판을 받고 해산했지만 부엉이 모임 출신 의원들은 지난해말 의원 정책 연구모임인 ‘민주주의 4.0’ 설립을 주도하며 다시 세력화했고 순수한 연구모임이라는 부인에도 친문 후보 인증 등을 통해 이 지사를 배제하는 등 대선 정국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 지사가 당심을 반영하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두 배 격차로 꺾은 이후 ‘친문 지지층도 이 지사 본선 경쟁력을 인정했다’, ‘강성 친문의 영향력이 과대 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전 의원의 지지선언은 친문 직계의 결속력이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꼽힌다.

홍영표, 김종민, 도종환 의원 등 친문 직계 의원 20여명은 여전히 특정 캠프에 합류하지 않고 중립 지대에 머물러 있다. ‘친문 적통 후보’를 자처하는 이 전 대표 캠프는 이들의 지지를 얻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낮은 지지율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되려 이 지사 측이 홍 의원 등에게 합류를 설득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지사 측이 홍 의원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홍 의원이 차기 당대표 선거를 노리고 있는 입장에서 고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당 주류가 바뀌면 대거 물갈이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의원들 입장에서는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친문 내 이 지사에 대한 거부감과 별개로 상당수 친노친문 인사들이 이 지사를 돕고 있다.

친노 좌장 격인 이해찬 전 대표는 공공연히 이 지사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그는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논란 당시 직접 황 내정자와 통화해 사태 해결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조정식, 김성환, 이해식, 이형석, 이근형 등 이해찬계 범친문 인사들은 이 지사 캠프의 주요 축을 맡고 있다.

친문 초재선 그룹도 이 지사 캠프에 상당수 결합했다. 부엉이 모임 회원이자 ‘신(新)친문’으로 분류되는 박주민 의원도 이 지사 캠프에 앞서 합류했다. 민주당 내 초재선 친문 강경파 ‘처럼회’는 대부분 이 지사 캠프에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민형배 의원 등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 다수도 이 지사를 지원하고 있다.

이탄희, 강선우 등 이낙연 전 대표와 인연이 있는 초선 의원들도 이 지사 캠프에 합류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 의원의 후원회장이었다. 강 의원은 이 전 대표 시절 대변인을 지냈다.

타 계파도 상당수 이 지사 캠프에 가세했다. 86그룹 모임 더좋은미래(더미래)와 고(故)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계보(GT계)가 주축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옛 박원순계 등은 여러 캠프로 흩어졌지만 상당수는 이 지사 캠프에 가세했다.

정 전 총리 캠프에서 추가 이탈자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캠프 관계자는 “의원들은 차기 공천을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 지사를 지지하고 자리를 보장 받으려는 의원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연초까지만 해도 이 지사 캠프에 합류하는 사람이 많지 않고 합류하면 본인 능력 보다 큰 역할을 맡을 수 있었다”면서 “현재는 줄을 대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