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에이스로 맹활약한 스트레일리가 이번 시즌 연일 기대 이하의 투구로 팀의 가을야구 진출 희망을 무너뜨리고 있다.
스트레일리는 2020시즌 ‘롯데의 영웅’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는 활약을 선보였다. 31경기 15승 4패의 준수한 성적을 올린 그는 시즌 평균자책점 2.50으로 이 부문 1위 요키시(키움·2.14)에 이은 2위에 올랐다. 다승 부문에서도 삼성 뷰캐넌 등과 함께 공동 3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10월 18일 NC전에서 6이닝 11탈삼진을 뽑아낼 때는 “메이저리그로 가면 안 되니 적당히 잘해야 한다”는 농담 섞인 팬들의 의견도 나오곤 했다.
시즌 10패 이상을 당한 투수는 6일 기준 최하위 한화 소속의 장시환(0승 10패) 말고는 스트레일리가 유일하다. 리그 8위 롯데는 최근 타선에 불이 붙으며 시즌 타율 0.272로 전체 2위(1위 삼성·0.273)까지 치고 올라왔지만, 팀 평균자책점은 9위(5.27)로 부진하다. 가까스로 불붙은 롯데의 방망이에 투수진이 찬물을 끼얹고 있는 셈이다.
토종 선발 박세웅이 시즌 평균자책점 3.46(7승 6패)으로 잘 던지고 있지만, 스트레일리를 비롯한 외국인 투수의 성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롯데의 가을야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기록 중인 앤더슨 프랑코(8승 5패)도 평균자책점은 4.89(20위)로 스트레일리(4.64·19위)보다 못하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