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빗발 뚫고 F-35B스텔스기 ‘스키점프대’에서 이륙 비행 뒤엔 헬기처럼 착륙 “어느 곳이든 전력 투사” 퀸엘리자베스 英항모전단 한영 연합훈련 현장 공개
영국대사관 제공
영국대사관 제공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한 군 관계자들과 취재진은 부산 해군 작전기지에서 블랙호크 헬기를 타고 30여 분을 날아 동해상에 떠 있는 퀸엘리자베스 항모(6만 5000t)에 도착했다.
대형 운동장 같은 함상의 활주로에선 10여 대의 F-35B스텔스 전투기들이 이착함 훈련을 하고 있었다. 지상의 긴 활주로가 필요한 F-35A스텔스기와 달리 F-35B는 헬기처럼 수직 이착륙을 할 수 있다. 사출장치(캐터펄트)가 없고, 활주로가 짧은 중경량급 항모에 탑재 운용이 수월하다.
이달 1일 부산 인근 동해상에서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에 참가한 퀸엘리자베스 항공모함에서 F-35B 수직이착륙 스텔스전투기들이 이착함 훈련을 하고 있다. 영국대사관 제공
뒤이어 비행을 끝낸 F-35B 스텔스기 1대가 헬기처럼 제자리 비행을 하면서 항모에 천천히 접근한 뒤 활주로에 사뿐히 착륙했다. F-35B는 우리 군이 2030년대 초 전력화를 목표로 내년 국방예산에 설계비를 반영한 경항공모함(3만t급)에 탑재할 수직이착륙기의 유력 후보이기도 하다. 때문에 부 총장을 비롯한 군 관계자들은 F-35B의 이착함 훈련과 항모 지휘관들의 브리핑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항모에 배치된 F-35B 스텔스기를 지휘하는 제임스 블랙모어 영군 해군대령은 “퀸엘리자베스 항모는 F-35B 운용에 최적화돼 있고, 최대 36대의 F-35B를 탑재할 수 있다”며 “함재기를 탑재한 항모는 잠재적 적들이 예측하지 못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한발 앞서 대응할 수 있고, 국가 필요시 어느 곳이든 전력을 투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 1일 부산 인근 동해상에서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에 참가한 퀸엘리자베스 항공모함에서 F-35B 수직이착륙 스텔스전투기들이 이착함 훈련을 하고 있다. 영국대사관 제공
앞서 올해 5월 영국 포츠머스항을 출항한 퀸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은 인도양과 남중국해, 서태평양 등을 거치면서 미 항모전단 등 동맹국과 강도 높은 연합훈련을 실시해왔다. 3700여 명의 승조원이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돌파감염이 발생해 확진자가 한때 100여 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에 취역한 퀸엘리자베스 항모에는 영국 해군의 F-35B 스텔스전투기 8대와 미 해군의 F-35B10대가 탑재됐다. 항모전단은 항모를 주축으로 구축함 2척과 호위함 2척, 지원함 2척, 핵추진잠수함 1척 등으로 구성됐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국방부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