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문동주와 김도영 중 누구를 골랐는지 모르는데, 우리가 어떻게 뽑아요.”
23일 프로야구 한화의 한 관계자가 KBO리그 2022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자 발표 후 꺼낸 첫 마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 한화와 삼성을 제외한 8개 구단의 1차 지명 명단을 공개했다. KIA가 연고지의 역대급 유망주인 투수 문동주(18·광주진흥고)와 야수 김도영(18·광주동성고) 중 한 명을 먼저 선택하면, 지난해 최하위 한화가 전국 지명권을 활용해 나머지 한 명을 바로 선발할 것으로 예견됐다.
모두 사실이 아니다. 한화가 1차 지명을 미룬 가장 큰 이유는 23일 1차 지명 공문 제출 마감인 이날 오후까지 KIA가 어떤 선수를 선택했는지 한화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화 관계자는 “KIA가 김도영과 문동주 중 누굴 선택했는지 알려주지 않았는데 어떻게 (다른 한 명을) 뽑느냐”며 답답했던 심정을 토로했다.
그렇다고 KIA가 일부러 이를 감춘 것도 아니다. KIA 관계자는 “우리 결정을 한화가 예의주시하고 있던 걸 알고 있다. 1차 지명일 전부터 매일같이 한화에서 스카우트측에 연락이 와 누굴 골랐는지 물어봤다”며 “하지만 우리도 공문 제출 직전까지 계속 논의를 하느라 미리 알려줄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국 지명은 원래 연고지 지명 1주일 뒤라는 추측도 사실과 맞지 않다. KBO규약 제109조에 따르면 전국지명은 연고지 지명과 같은 날짜에 하거나, 늦어도 이로부터 1주일 이내에 하도록 돼 있다. 23일이 전국 지명을 하는 날이 아니라서가 아니라, 30일에 발표해도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발표를 미뤘다는 설명이 맞다.
한편 삼성이 1차 지명을 30일로 미룬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다. 전국 지명을 하려는 삼성은 한화의 스케줄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8위로 전국 지명권을 갖고 있지만 한화보다 우선순위가 낮아 한화보다 먼저 지명권을 행사할 수가 없다. 한화가 지명 발표를 30일로 미루면서 삼성은 이날 한화의 선택을 확인한 뒤 지명할 수밖에 없게 됐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