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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 ‘거친 입’에 송영길 “금도 넘었다”…이재명 캠프 당혹

입력 | 2021-08-18 17:30:00


음식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 2018.12.14/뉴스1 © News1

음식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을 둘러싼 논란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판을 흔들고 있다. 황 씨가 자신의 임명을 반대한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정치 생명을 끊는데 집중하겠다”며 연일 거친 언사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에 뿐만 아니라 정세균 전 국무총리, 박용진 의원도 황 씨의 내정철회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확산되자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도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 송영길도 “황교익 발언 금도 넘어”
황 씨는 18일 CBS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를 겨냥해 “같은 문재인 정부에서 일을 하고 정신적인 동지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적들이 던진 프레임을 받아 저를 공격한다는 게 인간적으로 도리가 아니다”며 “짐승이나 이런 일을 한다”고 주장했다. 황 씨는 이날만 페이스북에 7개의 글을 올리며 이 전 대표를 맹비난했다. 그는 “오늘부터 (인사) 청문회 바로 전까지 오로지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 집중하겠다”, 친일이 아니라고 변명하는데 꼴 사납다”고 했다.

다른 주자들도 황 씨의 발언 등을 명분 삼아 이 지사를 압박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황 씨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로 민주 진영 전체를 난처하게 만들고 말았다”며 “내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도 페이스북에 “결국 이 모든 논란과 갈등이 이재명 후보의 책임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며 인선 철회를 요구했다. 한 여당 의원은 “경기도 재난지원금 논란 등 그간 이 지사의 ‘지사 찬스’에 대해 쌓인 다른 주자들의 불만이 황 씨 인선을 통해 터져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 2021.8.14/뉴스1



이 전 대표는 맞대응을 자제했다. 그는 이날 MBC라디오에서 황 씨 관련 질문에 “저는 그 문제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고,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대신 이낙연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설훈 의원이 나섰다. 설 의원은 ‘정치 생명을 끊겠다’는 황 씨의 발언에 대해 “착각도 대단한 착각이고, 오만도 이런 오만이 있을 수 없다”며 “보은 인사, 불공정 인사 논란이 불거진 황교익 사장 내정을 고수하는 것이 이재명식 공정이냐”고 성토했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 송영길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황 씨의 발언에 대해 “금도를 벗어난 과한 발언 아닌가 생각한다. 상식에 맞게 정리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 지사를 향해 황 씨 인선을 거두라는 촉구다.

● ‘칭찬 릴레이’ 이어가던 이재명 캠프 당혹
황 씨 인선 파장이 날이 갈수록 커지자 이재명 캠프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네거티브 휴전을 선언한 이 지사가 네거티브 다른 주자들에 대해 칭찬 릴레이를 시작하려는 시점에서 황 씨가 연일 거친 발언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16,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함께 하겠다”며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에게 러브콜을 보낸 상황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 지사가 ‘원팀’을 강조하며 포용의 이미지를 구축하려 했는데 황 씨의 날선 발언으로 빛이 바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여기에 황 씨 인선이 경기도의 몫이라는 점도 캠프의 고민이다. 이재명 캠프의 한 의원은 “의원들 대부분이 황 씨의 내정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캠프 인선이 아닌 경기도 도정(道政)의 영역이니 캠프 구성원들이 나서기도 애매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는 이날 황 씨와 관련한 논평을 단 한 건도 내지 않았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