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1.7.29/뉴스1 © News1
삼성전자의 ‘올림픽 TV 마케팅’이 낯선 이유
1997년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최고 등급 후원사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로 활동 중인 삼성전자는 무선통신과 컴퓨팅 관련 후원 권한을 갖고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데스크톱PC, 노트북PC 등이다. 반면 1988년부터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가 된 파나소닉은 TV, 오디오 등 영상 및 음향 장치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다. 올해로 15년째 세계 TV 판매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TV 대목’으로 꼽히는 올림픽에서 이를 활용한 마케팅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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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보다 ‘실리’ 챙긴 한일 대표기업
결국 삼성전자와 파나소닉은 평창, 도쿄 대회에 한해 서로 상대 후원 영역 제품을 올림픽에 공급하고 자국에 한해 마케팅도 할 수 있도록 했다. IOC는 “한국과 일본에 한해서만 삼성전자와 파나소닉이 별도의 마케팅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삼성전자는 도쿄 올림픽 기간 중 국내에서 스마트폰과 TV를 연계한 판촉전을 진행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일본에서 자사 노트북PC ‘렛츠 노트’를 ‘도쿄 올림픽 공식 노트북PC’로 마케팅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외의 국가에서는 각자의 후원 영역을 지키며 마케팅한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이런 사례는 있다. 2015년부터 자동차 분야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로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활동하고 있지만 평창 올림픽 때는 현대자동차의 차량이 대회 공식 차량으로 공급됐다. 올림픽에서는 승용차뿐 아니라 버스 등 상용차가 많이 필요하지만 도요타는 한국에서 버스 사업을 하지 않는다. 도요타는 현대차가 압도적 점유율을 가진 한국 시장을 고려했을 때 차량 공급을 고집하는 게 오히려 손해일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IOC가 아닌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후원사로 대회를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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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형석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