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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열었는데 미국은 국경 봉쇄…WP “국경지역 분노 유발”

입력 | 2021-07-22 14:33:00


미국이 21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캐나다와의 국경 출입 제한을 최소 한달 간 연장했다. 앞서 캐나다가 미국인의 입국이 가능하도록 국경 출입 제한을 해제했는데도 미국은 이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미 국토안보부는 이날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이유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북쪽 국경인 캐나다 뿐 아니라 남쪽으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가 적용된다. 이번 결정은 19일 캐나다가 다음달 9일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미국인의 입국을 허용하며 자가격리 규정을 두지 않겠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나왔다. 캐나다로서는 전격적인 국경개방 계획을 밝힌 직후 뒤통수를 맞은 모양새가 됐다.

두 나라는 지난해 3월 국경을 닫은 뒤 화물차량 같은 필수 이동만 허용했다. 미국은 이후 캐나다에서 비행기편으로 미국에 입국하는 것은 허용했지만 육로를 통한 국경 이동은 16개월 동안 통제했다. 이에 국경지대 주민들과 관광업계에서 불만이 터져나오는 시점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출입제한 문제를 놓고 미국이 가장 가까운 동맹과 갈라졌다”며 “이는 국경지역의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캐나다 상공회의소의 페린 비티 회장은 “캐나다의 백신접종률이 더 높고 감염률은 더 낮다”며 “백신접종을 완료한 캐나다인들이 왜 미국의 공중보건에 위협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캐나다는 현재 최소 1회 이상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전체의 70%,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52%로 미국보다 높다.

미국 쪽에서도 브라이언 히긴스 하원의원이 “불합리하고 비생산적인 이번 결정에 분노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전 델빈 하원의원도 “근시안적이고 매우 실망스러운 결정”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은 보건의료 전문가들의 권고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지 다른 나라의 조치에 의해 결정하는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