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 가해자인 공군 장모 중사가 지난달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21.6.2/뉴스1 © News1
고(故) 이모 중사는 지난 3월2일 원치 않은 회식에 참석한 뒤 관사로 복귀하는 차 안에서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 선임 부사관 장모 중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장 중사는 “정신차려 이 중사”라고 말하며 술에 취한 이 중사를 챙겨주는 것처럼 행동했다. 그러면서 이 중사를 20분간 추행했다. 장 중사의 추행이 지속되자 이 중사는 “장 중사님 내일 얼굴 봐야 하지 않습니까”라며 거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다음날인 3월3일에도 장 중사는 문자를 통해 “하루 종일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라며 이 중사를 협박했다.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과 관련해 해당 부사관의 신고를 회유하는 등 2차 가해 혐의를 받는 노모 준위가 지난달 1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1.6.12/뉴스1 © News1
노 준위는 이 중사에게 “다른 사람 처벌도 불가피하며,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다 피해가 간다. 너도 다칠 수 있다”고 협박했다.
노 준위는 또 이 중사가 지난 2019년 타 부대 윤모 준위로부터 당한 성추행 피해를 언급하자 “앞전에 윤 준위 얘기는 하지마. 얘기하다 보면 또 뭐 욱해가지고 할 수도 있는데”라고 윤 준위의 범행을 신고하지 못하도록 위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이 중사에게 사건 무마를 회유하고, 신고할 경우 받을 불이익으로 압박하는 등 ‘2차 가해’를 가했다. 다만 이 중사의 신고 의사가 확고해 더 이상 은폐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이들은 3월3일 오후 10시께 20비행단 정보통신대대장에게 해당 사실을 보고했다.
보고 이후에도 노 상사는 지난 3월22일 이 중사의 남편(당시 남자친구)에게 사건 합의와 선처를 종용하며 위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국방부 검찰단 등 합동수사단은 9일 현재까지의 이 사건 수사 진행상황과 관련자 조치 사항, 향후 계획 등을 포함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국방부는 지난달 21일 장 중사를 ‘군인등강제추행치상’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보복협박 등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노 준위와 노 상사는 ‘특가법상 보복협박·면담강요’의 혐의로 지난달 30일 구속기소됐다고 전했다.
한편, 이 중사는 성추행 피해 이후 지난 3월4일부터 5월2일까지 2달간 청원휴가를 실시했다. 다만 이 중사가 본가에서 지낸 날은 10여일에 불과하고 나머지 날은 20비행단 관사에 머물러야 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20비행단 부대 관계자가 특정 목적을 위해 이 중사의 출타를 통제하거나 영내대기를 강요한 사실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국방부는 “부대여건을 고려할 때 피·가해자 분리가 되지 않았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비행 사실로 20비행단 정보통신대대장에 대한 징계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