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명확한 해명을 요구하자 이 지사는 “제가 바지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맞받았다. 정 전 총리는 “그거하고는 다른…” 하며 어이없어했고, 이 지사도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라고 따졌다. 사회자가 다른 주제로 전환하면서 언쟁이 이어지지 않았을 뿐 양측 모두 불쾌한 기색이었다.
▷이 지사의 바지 발언이 돌발적으로 나온 것인지, 준비된 답변인지는 알 수 없다. 불륜 관계가 사실이 아니라면 여차여차해서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면 될 일인데, 너무 나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듣기 민망하다”는 의견도 있다. 오죽 답답했으면 그랬겠느냐는 반론도 있다. 이 지사는 6일에도 “‘당신 마녀지’라고 해서 ‘아닌데요’ 했더니 ‘아닌 거 증명해 봐’라고 한다”며 ”그것을 어떻게 증명하느냐”는 논리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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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여배우와의 풍문으로 곤욕을 치른 가수 나훈아 씨가 기자회견 도중 갑자기 테이블에 올라 허리띠를 풀고 “직접 5분간 보여주면 믿겠느냐, 아니면 내 말을 믿겠느냐”며 바지 지퍼를 내리려는 동작을 취했던 장면이 생생하다. 이 지사는 지난해 나훈아 콘서트를 본 뒤 “외로운 시간에 가황 나훈아님의 깊고 묵직한 노래가 큰 힘이 되었다. 그는 여전히 저의 우상이다”고 했다. 이번 바지 발언이 ‘나훈아 패러디’라는 말도 있다. 난데없는 바지 공방에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희화화되고 있는 것 같다.
정용관 논설위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