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당 시기 등 주도권 싸움 본격화
이 대표는 15일 페이스북 등을 통해 “어떤 대선 주자라도 적어도 6개월 정도는 당원들과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있어야 적극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서 “(당외 주자들의 입당은) 8월 말 정도를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YTN 라디오 인터뷰에선 “굉장히 훈련된 유권자인 당원들이 막판에 뿅 하고 나타난다고 해서 지지해줄 것도 아니다”라며 윤 전 총장을 겨냥했다.
그러자 윤 전 총장 대선캠프 이동훈 대변인은 같은 프로그램에 연이어 출연해 “국민의힘에 그냥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 ‘윤석열식이 아니다. 윤석열 페이스대로 가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다”고 각을 세웠다. 그러면서도 “윤 전 총장도 (이 대표의 대선 후보 경선 일정과 관련한) 그런 캘린더를 염두에 두고 국민의 여론을 보고 있다”며 “시간표가 상충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입당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시기와 방식에 대해선 윤 전 총장이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광고 로드중
尹측 “내년 정권교체 위해 자유민주주의-상식-공정 가치공유 세력 힘 합쳐야”
여의도 공유 오피스에 캠프 검토
윤 전 총장 대선캠프 이동훈 대변인은 15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높은) 지지율은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국민들의 기대와 여망이 반영된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은 이걸 바로잡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내년 대선에서의 정권교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교체라는 가장 큰 대의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자유민주주의, 상식, 공정이라는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생각을 윤 전 총장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윤석열 현상과 이준석 현상 모두 정치 세력의 위선, 무능 등에 대한 국민들의 염증이 반영돼 다르지 않아 윤 전 총장과 이 대표를 대척점에 놓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방향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윤 전 총장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공유 오피스를 얻어 캠프를 꾸리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광고 로드중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나 윤 전 총장이나 결국 국민의힘 플랫폼으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인식은 동일하나, 누가 주도할 것이냐의 싸움에 들어간 것”이라고 해석했다.
당내 대선 주자들도 본격적으로 윤 전 총장 견제에 나섰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처럼 숨어서 간을 보고 다른 사람의 입을 빌려 정치를 하는 것은 그만해야 한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CBS 라디오에서 “특정인을 위해 (대선 후보 경선 일정을) 늦추는 건 안 된다”며 윤 전 총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