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케티의 사회주의 시급하다/토마 피케티 지음·이민주 옮김/408쪽·2만 원·은행나무 ◇분노는 유쾌하게 글은 치밀하게 지지 않기 위해 쓴다/바바라 에런라이크 지음·김희정 옮김/424쪽·1만8000원·부키
세계화와 자유무역을 기반으로 한 신자유주의는 세계 곳곳에서 계층 갈등과 인종 갈등, 반이민주의와 환경문제를 불러왔다. 올 1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월가 재점령’ 시위. 동아일보DB
이 책들엔 저자들이 앞서 쓴 책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프랑스인 피케티는 부유층의 자본 집중을 분석한 ‘21세기 자본’으로, 미국인 에런라이크는 최저임금 노동을 직접 체험하며 빈곤의 사회적 배경을 고발한 ‘노동의 배신’으로 자본의 무한 탐욕을 직격한 바 있다.
새 책들은 두 저자가 오랜 기간 기고해 온 다양한 주제의 칼럼을 묶었다. ‘대표작’들에 비해 구성은 성글지만 장점도 분명하다. 이민문제, 환경문제, 유사과학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갈등과 모순은 서로 깊이 얽혀 있으며, 한 문제의 해결은 다른 문제들의 해결과 함께해야 한다는 점을 다양한 분석과 일화로 설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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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그의 주장은 예상을 넘는다. 세계 곳곳에서 기본소득 지급 제안이 나오지만 그는 기본소득보다 정당한 임금이 우선이라고 전제한 뒤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보다 최소자산을 지급하자고 한발 더 나아간다. 재원은 자산과 상속에 대한 누진세로 충분히 조달 가능하다는 것이다.
스타일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핵심 주장은 적잖이 겹친다. 이민 문제나 환경 문제, 교육 문제도 자본 집중 문제와 직접 얽혀 있다는 관점에서 특히 그렇다. 에런라이크는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인과 일자리 경쟁을 하지 않도록 하려면 법의 보호를 받도록 하라’는 역발상을 펼친다. 건강보험도 제공하지 않고 급여를 떼먹을 수도 있기 때문에 경영자들이 불법 이민자를 택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피케티는 ‘비판해야 할 것은 개인의 자유로운 이동이 아니라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이라고 역설한다.
어느 책이나 그렇듯 각각의 주장에 함몰되기보다는 독자 자신의 주관을 유지하며 읽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분배 우선주의에 대한 신념이 확고한 사람보다 자유무역과 시장의 순기능에 더 가치를 두는 이에게 상대편의 논리를 이해할 자료로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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