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의붓아버지에게 성범죄를 당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여중생 유해가 안치된 추모 공간.2021.6.10/© 뉴스1
친구 의붓아버지에게 성범죄를 당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충북 청주 여중생 부모의 한 맺힌 호소다.
피해 여중생 부모는 요즘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 다름 아닌 청와대 국민청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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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 마감일은 오는 16일.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기간 동안 6만 명을 더 채워야 정부나 청와대로부터 답변을 받을 수 있다.
피해 여중생 부모는 국민청원 답변 기준 충족만이 피의자를 엄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갈무리.2021.6.10/© 뉴스1
이 탓에 고소장을 내고 3개월이 지나도록 피의자는 버젓이 고개를 들고 다녔다. 구속은 성범죄 피해로 고통 속에 몸부림치던 딸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뒤에야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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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사람이 올려 준 청와대 국민청원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피해 여중생 부모는 국민청원 답변 기준 충족을 위해 사방팔방으로 도움을 구하고 있다.
성폭력 상담 전문기관 SNS에 청원 링크 게시를 요청하는가 하면 직접 다중이용시설이나 종교시설을 돌아다니면서 시민과 만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더불어 수사기관에 제출할 엄벌탄원서도 함께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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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딸아이의 억울한 죽음에 함께 슬퍼해 주시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이 은혜를 평생 잊지 않고 살겠다”고 전했다.
숨진 여중생은 지난 1월 중순쯤 친한 친구의 계부에게 성범죄를 당했다. 친구로부터 홀로 밤을 보내야 한다는 사정을 전해 듣고 집으로 놀러 갔다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이후 피해 사실을 알게 된 여중생 부모가 피의자를 고소했으나 구속조차 이뤄지지 않을 정도로 수사는 진척이 더뎠다.
견디다 못한 피해 여중생은 결국 사건 발생 4개월 만인 지난달 12일 청주시 오창읍 한 아파트 옥상에 올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청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