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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편 “대만은 백신 없나”…대만 아내 “이혼하자”

입력 | 2021-06-08 23:30:00

중국 사업가 왕샤오페이(왼쪽)와 그의 아내인 대만 연예인 쉬시위안. 웨이보 갈무리


중국인 남편이 대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실태를 조롱하자 화가 난 대만인 아내가 이혼을 요구했다.

5일(현지시간) 타이완 뉴스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중국 사업가 왕샤오페이(汪小菲)는 이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대만에 있는 가족들이 코로나 백신을 전혀 접종하지 못하고 있다. 정말 수치스럽고 저속하다. 이것이 (중국과 대만의) 차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중국 본토 매장은 10개로 늘어 사업이 번창하는 반면 대만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국에 오면 월급을 두 배는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조롱에 아내인 대만 배우 겸 가수 쉬시위안(徐熙媛)은 곧바로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고 대만 매체에 밝혔다. 쉬 씨의 최측근은 “정치적 견해가 달라 다툼이 잦았던 부부지만 이번엔 상황이 심각하다”며 “쉬 씨가 마음을 정했다. 정말 갈라설 것 같다”고 전했다.

왕샤오페이가 5일 웨이보에 올린 글. “대만에 있는 가족들이 코로나 백신을 전혀 접종하지 못하고 있다. 정말 수치스럽고 저속하다. 이것이 (중국과 대만의) 차이다”라고 적었다. 반면 중국에서의 사업은 번창하고 있다며 여러 장의 사진을 첨부했다. 웨이보 캡처


유명인 커플의 이혼이라는 단순 가십처럼 보이지만 이 사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중국과 대만의 갈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백신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대만은 그동안 중국의 백신 지원 제안을 ‘분열 술책’이라며 거부해 왔다.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이용해 대만을 분열시키려는 술책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의 지원 사격에는 곧바로 호응했다. 중국은 양국과 대만의 접촉 자체가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된다며 반발했고, 대만은 “백신을 정치도구로 이용해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대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는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방역 모범국’으로 꼽혔으나 지난 4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했다. 5월 중순부턴 코로나19 확진자가 일평균 430명 이상 발생했으며 누적 사망자 수는 불과 한 달 만에 12명에서 260명으로 치솟았다. 7일 대만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42명, 누적 확진자는 1만1298명으로 집계됐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