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대행이 지난 3월19일 서울 외교부에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2021.3.19/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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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성 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현 인도네시아 주재 미국대사)을 대북정책특별대표로 임명했다. 임명 여부조차 불투명했던 대북정책특별자리가 채워지고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작업도 완료되면서 향후 북-미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성 김 대사의 임명을 공식 발표한 뒤 배석하고 있던 그를 일으켜세우며 “정말 중요한 임무를 맡아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당국자는 회담 후 언론과의 전화 라운드테이블에서 그를 ‘전설적인 대사’라고 평가하면서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임명한 것은 대북 관여정책에 함께 나서겠다는 우리의 바람과 약속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겸직해오다가 1월 그의 퇴임으로 공석이 된 대북정책특별대표는 한동안 임명되지 않은 채 공석으로 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도 “북한과의 협상이 시작될 때까지는 특별대표를 임명할 필요가 없다”는 고위당국자의 발언을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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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와 주한미국대사를 역임한 성 김 대행은 미국 정부 내의 대표적인 북핵 전문가로 꼽힌다. 2014~2016년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 시절 이미 한 차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겸임했다. 2018년 주필리핀 미국대사로 재직하면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비핵화 협상에 깊이 관여했다.
그가 임명됐다고 해서 곧바로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인도네시아로 돌아가 대사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그가 물리적 거리와 시차의 제약 때문에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들과 긴밀한 북한 논의를 진행하기도 쉽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환상은 없다”며 북한이 비핵화의 진전된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북-미 정상회담에 나서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워싱턴=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