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제40회 스승의날 이성남 교사 옥조근정훈장 받아… ‘고아’ 편견 싫어 피나는 노력 보육원 찾아 심리-공부-인생 상담… 스승의날 3133명 훈장-표창
이성남 경북 김천시 어모중 교사가 운동장에서 학생들과 체육수업을 하고 있다. 이성남 교사 제공
1981년 네 살 아이는 동생과 함께 경북 김천의 한 보육원 앞에 버려졌다. 몇 년 후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선생님이 물었다. “혹시 우리 반에 보육원 사는 학생 있나요?”
새 학년 시작 때마다 같은 질문이 반복되면서, 아이는 자신의 처지를 깨달았다. 하지만 무시당하기는 싫었다. 더 인정받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보육원 동생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었다. 그렇게 노력한 끝에 스물다섯 살이 된 2002년 보육원 생활을 마치고 체육선생님이 됐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14일 열린 ‘제40회 스승의날 기념식’에서 옥조근정훈장을 받은 이성남 김천 어모중 교사(44)다. 그는 교단에 서게 된 뒤 무엇보다 학생들이 재미있게 수업 받기를 희망했다. 야구를 응용한 새로운 스포츠 종목인 ‘투투볼’을 개발한 이유다. 그 덕분에 이 교사는 2017년 ‘한국체육대상 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스승의날(15일)을 기념해 이 교사 등 17명이 근정훈장을, 16명이 근정포장을 받는 등 우수 교원 3133명에게 포상과 표창이 수여됐다. 기념식이 열린 충남 논산 강경고는 스승의날이 유래한 곳이다. 1958년 이 학교 청소년적십자단(JRC) 단장 노창실 씨(81·여)와 단원들이 아픈 선생님이나 퇴직한 은사를 찾아뵌 활동이 시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노 씨는 “어려운 시절이었는데 선생님들이 돈 없는 학생의 수업료를 대신 내주고, 아픈 학생에게 죽을 쒀주는 등 정말 많은 사랑을 주셨다”며 “선생님의 말씀 한마디는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이었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