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중랑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백신 접종 준비를 하고 있다. 2021.4.12/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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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도 못 하는데 백신 휴가를 주겠어요? 그냥 휴가도 쓰기 힘든걸요”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이모씨(30)는 “백신 휴가가 남의 나라 이야기 같다”고 했다. 그는 “회사에서 휴가 가는 걸 반기지 않아서 마음 편하게 휴가를 써본 적이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받는 일반 국민이 늘어나는 가운데 중소기업 직장인과 자영업자, 프리랜서에게는 백신 휴가가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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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달부터 백신 예방접종 후 휴가가 필요한 경우 의사 소견서 없이도 휴가를 쓰게 하도록 권고했다. 다만 의무사항이 아니라 사업자의 재량에 따라 백신 휴가를 결정할 수 있다.
헬스장을 운영하는 이모씨(40)는 지난달 백신 예방접종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했다.
이씨는 “접종 당일 콧물감기 증상이랑 두통이 있었고 근육통은 3~4일 정도 이어졌다”고 했다. 그러나 이씨는 접종 당일에도 가게를 비울 수 없어 일을 계속했다.
그는 “만약 직장인이었으면 하루 정도 쉬었겠지만 돈을 벌어야 해서 쉴 수가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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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네이버 등 대기업들은 백신 휴가를 하나둘 도입하고 있다.
네이버는 오는 7월부터 전 계열사에 코로나19 백신 휴가제를 도입한다. 백신을 접종한 임직원은 접종 다음 날 휴가를 쓰지 않고 쉴 수 있다. NHN도 지난 5일부터 백신 휴가를 도입했고 카카오는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공공부문에서도 백신 휴가 지원에 나서고 있다.
대구시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처음으로 ‘백신 특별 휴가제’를 도입했다. 대구시 공무원과 공무직 근로자들은 공가를 써 접종을 받고 접종 다음 날에도 특별 휴가를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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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도 백신 접종 후 하루 정도는 쉴 것을 권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질병이 없는 분이라면 진통제를 먹고 버틸 순 있겠지만 아무래도 힘들다”며 “하루 정도는 고열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어서 쉬어 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부가 백신 유급휴가 비용을 지원하는 내용의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개정안에는 자영업자와 일용직 노동자도 예방접종 후 생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담겨 있지만 정부의 예산 부담 문제로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