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당선소감을 밝히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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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인 국민의힘 원내사령탑에 4선의 김기현 의원이 선출됐다. 김 의원은 어제 4파전으로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에서 결선투표 끝에 66표를 얻어 34표에 머문 김태흠 의원을 이겼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을 지낸 권성동 의원과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유의동 의원이 1차 투표에서 각각 20표와 17표를 얻는 데 그쳤다. 여당 원내대표에 선출된 친문(親文) 윤호중 의원이 대야 강공을 예고하자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피해 당사자로 ‘대여 투쟁’의 상징성이 있으면서 합리적 이미지의 김 의원 쪽으로 표심이 기운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김 원내대표가 말했듯 “상승이냐, 침몰이냐”의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 4월 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쇄신으로 승화시키지 못하면 ‘도로 한국당’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여전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정신적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듯한 발언들이 당 일각에서 나온다. 어제 한국갤럽 조사에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30%의 벽을 넘지 못한 이유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 국민의힘에서 혁신과 미래의 모습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거대 여당에 맞서 어떻게 원 구성 재협상을 관철시키고 야당의 존재감을 회복할지가 당장 주어진 과제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무력감과 참담함을 느낀 1년”이라고 했지만 원내 전략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많았다. 101명 의원들의 역량을 한데 모아 집권세력의 잘못에 단호하게 맞서되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 국민 공감을 얻어야 한다.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나 국민의당과의 통합 문제도 대선주자들이나 당권주자, 계파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중도층의 눈높이에 맞게 풀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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