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콘텐츠 ‘웃지모텔’ 방송작가 유병재-김성하PD 인터뷰
14일 서울 용산구 샌드박스네트워크 사옥에서 만난 코미디언 유병재(왼쪽)와 김성하 PD. 두 사람은 “과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도 충성도 높은 시청자에게만 먹힌다는 비판을 받은 시절이 있었다. 우리도 마니아층을 넘어 대중에게 큰 웃음을 주는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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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을 잃은 시대. 웃음거래소 ‘웃지모텔’에선 방문객이 한 번 웃을 때마다 돈을 지불한다. 금액은 1000만 원. 웃지 못하는 당신, 돈으로라도 웃음을 구매하시겠습니까?
유튜브 채널 ‘유병재’는 최근 웃지 못하는 모텔 ‘웃지모텔’이라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빌린 실제 모텔 건물 한 채를 유병재가 돌아다니며 방마다 머무는 개그맨, 출연진의 코미디를 관람하는 콘텐츠다. 유병재는 “나는 절대 못 웃긴다. 여러 번 웃길 수 있으면 몇천만 원, 몇억이라도 낼 자신 있다”고 호언장담했지만 건물을 다 돌았을 때쯤 그의 현금 가방서 수천만 원이 탈탈 털렸다.
경기 파주시 모텔을 개조한 ‘웃지모텔’에 유병재가 들어서는 모습. 유튜브 ‘유병재’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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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에는 김준호, 윤성호, 안일권 등 기성 개그맨부터 최근 인기를 끈 ‘피식대학’의 멤버 이용주 정재형 김민수와 이창호를 비롯해 유병재의 친누나까지 출연한다. 방법이야 어떻든 그를 웃게 해 1000만 원을 타는 게 목적. 이들 앞에서 안면근육을 부여잡고 웃음을 참는 유병재를 보는 것도 웃음 포인트다.
유병재는 개그맨 하준수, 최우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최우선은 미모의 여성이 자신을 악착같이 따라다닌다는 상황극을 연출했다. 무릎 꿇고 바지 끝에 매달린 여성에게 “셋을 셀 때까지 손을 놓으라”고 하다 막상 손을 놓으면 “아니, 진짜 놓진 말고” 식의 역할극을 감칠맛 나게 했다. 1970년대 유랑극단의 슬랩스틱 코미디를 흉내 낸 피식대학 개그맨들도 웃음을 이끌어냈다. 유병재는 “봉준호 감독이 말한 ‘삑사리의 미학’이 웃음에도 있다. 의도치 않은 실수에서 웃음이 터져버렸다. 1억 원짜리 객기를 부린 게 후회스럽지만, 코미디를 즐기는 입장에서 고마운 콘텐츠”라고 했다.
피식대학 멤버들이 선보인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고 웃은 유병재가 현금 1000만 원을 건네고 인사하는 장면. 유튜브 ‘유병재’ 화면 캡처
‘웃지모텔’을 본 후 “고맙다” “따뜻하다”는 반응도 많다. 설 자리가 줄어든 개그맨이 재조명받도록 돕는다는 맥락에서다. 유병재는 “제가 누군가를 돕는다는 표현은 건방지다. 채널이 다 같이 재밌게 놀 수 있는 플랫폼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2019년 ‘카피추’라는 캐릭터로 사랑받은 개그맨 추대엽도 그의 채널을 통해 조명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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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