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 먹여 의식 잃게 한 후 관에 넣어 봉인 부유층 사망자 관과 바꿔치기
자료사진(gettyimagesbank)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017년 3월 1일 중국 광둥성 루펑시에서 다운증후군이 있는 린 샤오렌(당시 36)이라는 남성이 집 근처 도로에서 쓰레기를 줍다가 괴한에 납치당했다.
납치범은 샤오렌에게 다량의 독한 술을 먹인 뒤 의식을 잃은 그를 관에 넣고 4개의 강철 못으로 봉인했다. “화장할 시신을 구해달라”는 부유층 가족의 의뢰를 받고 벌인 일이다.
하지만 해당 지방 정부는 ‘매장 금지’ 정책을 시행 중이었다. 유족은 법망을 피해 장례를 치르기 위해 고인 대신 화장할 시신을 구하기로 했다.
브로커를 통해 의뢰를 전달 받은 납치범은 시신을 구하는 대신 산 사람을 납치해 관에 넣은 것이다.
광둥성 화장 규정에서 장례업체는 화장 전에 별도로 정한 직원이 신분을 다시 한번 확인하도록 하고 있지만 규정은 지켜지지 않았다.
샤오렌은 그렇게 화장돼 세상을 떠났다. 의뢰 가족은 시신 구입 비용으로 10만7000위안(약 1800만 원)을 지불했다. 납치범이 9만 위안(약 1500만 원)을, 브로커가 1만7000위안(약 300만 원)을 각각 챙겼다.
린 샤오렌이 납치된 지역
납치범은 지난해 9월 산웨이시 지방 법원에서 사형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후 지역 고등법원에 항소했지만 지난해 12월 기각됐다.
매체는 이 사건이 지난주 지역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대중이 들썩였다면서 중국 지방 정부가 토지를 아끼기 위해 매장을 금지하면서, 이를 피하기 위한 신종 범죄가 생기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지방 정부의 이런 정책에도 불구하고 2019년 한해 사망자 중 52%만이 화장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인들은 사후 안식을 얻기 위해서는 땅에 묻혀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