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온라인 매체 ‘더 데일리 비스트(The daily beast)’ 온라인 보도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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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대부 알 샤프턴 목사(67)가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으로 한인 등 아시아계 미국인이 대거 희생된 것을 우려하며 “흑인 공동체도 아시안계와 연대해 혐오 범죄를 규탄하는데 힘을 모으겠다. 우리도 증오가 무엇인지 잘 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샤프턴 목사는 18일(현지 시간) 뉴욕 할렘 ‘정의의 집’(House of Justice)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애틀랜타에서 일어난 잔인한 살인은 우리가 아시안 대상 증오 범죄에 대항해 단합해야 할 필요를 일깨워줬다. 경찰은 아직 이 사건을 혐오 범죄로 규정하지 않고 있지만 우리에겐 명백하다”며 인종혐오 범죄가 분명하다는 뜻을 나타냈다.
샤프턴 목사는 “아시안 커뮤니티는 혼자여서는 안 된다”며 흑인사회가 연대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한 대만계 기업가 앤드루 양, 스콧 스트링거 뉴욕시 감사원장 등 차기 뉴욕시장 후보 8명도 참석해 아시아계 인종혐오에 대한 미 정치권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회견장에서 만난 찰스 윤 뉴욕한인회장은 “한인 사회가 흑인 커뮤니티와 교류가 꾸준히 있었던 와중에 이런 사건이 터지니까 샤프턴 목사가 먼저 관심을 보여 회견이 이뤄졌다. 흑인 사회의 지원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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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유명 인사의 인종차별 경험담도 쏟아졌다. CNN의 한국계 미국인 기자 아마라 손 워커(40)는 17일 방송에서 “애틀란타 거리에서 생방송을 준비하던 중 자동차로 지나가던 누군가가 나에게 ‘바이러스’라고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인기 드라마 ‘로스트’ 등에 출연한 한국계 배우 대니얼 김(53) 역시 CNN에 출연해 “여동생이 2015년 증오 범죄의 희생양이 돼 숨졌다”고 밝혔다.
18일 저녁 뉴욕한인회가 퀸즈 플러싱에서 주최한 희생자 추모식에는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이 참석해 “그들이 겪은 것은 테러리즘”이라며 “엄청난 공포를 일으켰다”고 우려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한인회 역시 19일 낮에 한인타운 일대에서 증오범죄 근절을 요구하는 차량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중국계 미국인의 지지도 잇따랐다. 웨인 호 중국계미국인기획위원회(CPC) 대표는 “한국, 중국, 흑인 등 모든 인종 커뮤니티가 증오 범죄를 비난하기 위해 다 함께 나서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