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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수업은 ‘먹통’ 급식은 ‘혼선’…코로나 개학 ‘뒤죽박죽’

입력 | 2021-03-07 07:21:00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육방송공사(EBS) 공공학습관리시스템(LMS) 비상상황실을 방문,해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2021.3.5/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초유의 ‘개학 연기’ 사태가 벌어졌던 지난해와 다르게 올해는 각급학교가 3월 첫날 예정대로 개학을 맞았지만 학기 초 학교 현장은 어수선한 분위기다.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공공학습관리시스템(LMS)인 ‘온라인클래스’가 말썽을 부려 원격수업이 차질을 빚었고 등교수업을 받지 않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급식 제공도 교육당국과 학교 현장이 엇박자를 내면서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5개월 동안 쌍방향수업 기능을 추가하는 등 대대적인 개편 작업을 거쳐 지난달 28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클래스에서 오류가 잇따랐다.

출결·학습이력이 잘못 표시되는 문제부터 수업 시간표가 뒤죽박죽 뒤섞여 표출되는 문제, 쌍방향수업 개설이 되지 않거나 접속이 되지 않는 문제, 담임 외 다른 교사에게는 학습관리 권한이 주어지지 않는 문제 등이 속출했다.

EBS 측은 이와 관련해 지난 2일 온라인클래스를 정상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현장의 반발이 거세지자 김명중 사장이 지난 5일 “불편을 끼친데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뒤늦게 사과해 빈축을 샀다.

교육부와 EBS는 이날까지 온라인클래스의 오류를 수정하고 기능을 개선해 오는 8일부터는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학교 현장은 우려를 거두지 못하는 모습이다.

경기 파주 한 중학교에서 원격수업 연수를 담당하는 A교사는 “줌(ZOOM)이나 구글 미트와 같은 프로그램과 비교해 온라인클래스는 속도와 기능 면에서 아직 부족하다”며 “서비스가 확실하게 안정될 때까지는 다른 플랫폼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정책본부장은 “온라인클래스가 직관적이지 않아서 사용하는 데 불편이 따르는 것도 문제”라며 “교육부가 쌍방향수업 확대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편의성을 높이는 데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원격수업의 안정화 문제와 별개로 등교수업을 받지 않는 학생에게 학교급식을 제공한다는 교육당국의 방침을 두고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교사노조·서울교총·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 등 교원단체들이 잇따라 원격수업 학생 급식 계획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혼선을 빚는 모습이다.

서울교사노조가 교사 12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84.6%(1019명)가 원격수업 학생에 대한 별도 급식 제공에 반대한다고 응답하는 등 반발이 거세다.

박근병 서울교사노조 위원장은 “급식 확대에 따른 감염병 위험 증가도 문제지만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집중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이 걱정”이라며 “식당에서 쓸 수 있는 바우처를 주거나 급식 꾸러미를 제공하는 등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주까지 진행된 각급학교의 수요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려 급식 시행 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원격수업 학생을 대상으로 한 급식 제공이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원격수업 학생에게도 급식을 주면 학교별로 시간표를 재조정하고 방역 관리도 강화해야 하기 때문에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저소득층 학생의 결식을 막고 학생들의 전반적인 건강권 보호를 위해서는 다소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헌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