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군부에 저항하는 시민들이 또다시 대규모 유혈사태를 겪은 가운데 총을 맞고 목숨을 잃은 19세 소녀가 입었던 티셔츠 문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유돼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전날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 열린 쿠데타 반대 시위대에서 “모든 것이 다 잘될거야”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에인절(미얀마 이름 카일 신)이 군부가 쏜 총에 머리를 맞고 사망했다.
그녀와 시위현장에 함께 있었던 마얏 뚜(23)에 따르면 에인절은 경찰이 발포하기 직전 사람들에게 “앉아! 총알이 날아온다”고 외치며 선두에 나서 동료들을 보호하려고 했다.
그녀가 사망한 뒤 시위대는 그녀가 입었던 티셔츠의 문구를 SNS에 올렸고 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졌다.
태권도 챔피언이자 댄서였던 에인절은 죽기전 마치 이미 이를 예상한듯 페이스북에 그녀의 혈액 정보와 연락처, 시신 기증 요청서를 남기기도 해 큰 감동을 줬다.
지난해 11월8일 첫 선거를 하면서 “조국을 위해 의무를 다했다”며 자부심을 가졌던 에인절은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시위에 참석해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다.
마얏 뚜는 “시위가 계속되자 군부는 총을 쏘기 시작했고 한 소녀가 죽었다”며 “처음에는 그녀인줄 몰랐지만 곧 페이스북에 다른 피해자 옆에 누워있는 그녀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한편 크리스틴 슈레너 버네저 미얀마 유엔 특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만 38명이 사망했다”며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총 50명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