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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 노출’ 제주 그랜드조선호텔…“사우나 이용객 더 있다”

입력 | 2021-02-24 13:45:00

"모녀 이용객 있다 알렸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아"
호텔측 "문의가 오는 고객에 대해 알려드리고 있다"
심사없이 '5성급 호텔' 홍보, 행정조치후 삭제




지난달 문을 연 신세계 그룹 계열 그랜드조선 제주 호텔의 여성 사우나 내부가 바깥에서도 훤히 들여다보여 한 투숙객의 알몸이 그대로 노출되는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같은 기간 이 사우나 이용객이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호텔 측은 이런 사실을 알고도 또 다른 피해자에게 알리지 않아 비난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초로 피해 사실을 인지한 신혼부부는 호텔 측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사우나 이용 당시 한 ‘모녀’ 투숙객이 사우나를 이용한 사실이 있다며 그들에게도 피해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했지만, 호텔 측은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지난 15일 한 포털사이트에 ‘제주 5성급 호텔 사우나에서 알몸이 노출됐어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제주로 신혼여행을 갔다 온 신혼부부라고 소개한 게시물 작성자 A씨는 “여행 마지막 이틀 동안 새로 생긴 5성급 호텔 스위트룸에 투숙하면서 전용 수영장과 샤워 시설을 이용했다”고 썼다.

이어 “이 사우나는 전면 유리창으로 돼 있는데, 호텔 측으로부터 유리창은 미러코팅(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도록 하는 작업)이 돼 있다고 들었기에 외부에서는 안 보이고 내부에서는 경치를 보며 사우나를 할 수 있게 돼 있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 A씨 부부는 투숙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 밤 호텔 주변을 산책하다 사우나 쪽 창문을 올려보다가 외부에서 사우나 내부가 다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들은 “사우나 내부의 온도계 글씨까지 보였다”고 전했다.

이후 호텔은 지난 16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여성 사우나 내 일부 공간 이용 시 유리 차단 코팅이 일부 누락된 점과 블라인드 시간대 운영으로 고객에게 불편함을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와 함께 해당 사우나의 운영도 중단했다.

문제가 발생한 사우나는 호텔 신관 스위트룸 50객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여성 사우나인데, 호텔 측은 해당 기간 사우나 이용객을 특정할 수 있음에도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이어서 실제로 피해 사실을 모르는 이용객도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 된다.

이 사우나는 지난달 20일부터 운영을 시작했고, 사건 발생 후까지 20여일간 운영됐다. 호텔 측은 이 기간 사우나 이용객을 수십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A씨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피해 사실을 인지한 다음날 호텔에서 식사를 하는데, 아내가 같이 사우나를 이용한 것을 목격한 모녀가 옆 자리에서 식사를 했다”며 “피해를 당한 입장에서 알려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에 호텔 측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랜드조선 제주 관계자는 “A씨의 요청사항은 이 외에도 다양한 것들이 있었고, 이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해 요청에 대한 수락이 어렵다고 얘기했다”며 “해당 기간 사우나 이용객은 파악이 가능하지만, 선제적으로 얘기하진 않았고, 사우나와 관련한 문의가 오는 고객에 대해 설명해드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 호텔은 호텔 등급심사를 받지 않은 상황에서 호텔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 등에서 ‘5성급’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홍보한 점이 뒤늦게 드러나 제주도의 행정조치가 이뤄졌고, 현재는 이 표현이 삭제됐다.

[제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