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완화와 한미연합 군사훈련 축소 주장을 내놓고 있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에 대한 미국 국무부의 반박성 논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 장관의 발언에 대한 미국 측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2일(현지 시간) 국무부 대변인실은 이 장관의 ‘금강산 관광 재개 및 인프라 영역의 제재 해제’ 관련 발언에 대해 “북한의 도발과 무력사용을 막으며, 북한이 가장 위험한 무기 프로그램을 손에 넣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미국인들과 미국 동맹들의 안전을 유지하는 것은 미국의 중대한 관심사항”이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이렇게 답변하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현 대북제재 체제들을 검토해 광범위한 (새로운) 북한 정책과 궤를 같이하도록 맞출 것”이라고 했다. 이 장관은 20일 미국 하와이대 한국학연구소 주최로 열린 화상토론회에서 금강산 관광 문제를 언급하며 “국제사회가 제재의 시각을 유연하게 바꿨으면 좋겠다”고 했고, “비상업용 공공인프라 영역 정도는 제재를 풀어주는 데 국제사회가 공감대를 형성했으면 좋겠다”며 철도, 도로 등을 예로 들었다.
이날 국무부는 또 이 장관의 탈북자들의 북한인권 실태 증언과 관련한 발언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 정책 검토의 일환으로 북한의 지독한 인권 기록과 폐쇄된 국가 내 인권 존중을 촉진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이달 초 이 장관이 “(북한인권) 기록이 실제인지 일방적인 (탈북민의) 의사를 기록한 것인지 아직 확인, 검증 과정이 부족하다”고 말한 것과 관련한 미국의소리(VOA) 방송 질의에 내놓은 답변이었다. ‘국무부 인권정책과 연례 인권보고서에 탈북민의 증언을 얼마나 비중 있게 반영하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은 인권을 외교정책의 중심에 두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