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돌 前의원 폐암 4기 소식에 일정 없던 문병… “그는 잘 이겨낼것” 당적 달라도 서로에 존경심 밝혀
밥 돌 전 공화당 상원의원(오른쪽)이 2013년 12월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왼쪽)으로부터 맥거번-돌 리더십 상을 받고 발언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돌 전 의원은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으로 당은 다르지만 20년 넘게 상원에서 의원으로 활동하며 우정을 쌓았다. 20일 바이든 대통령은 돌 전 의원의 암 투병 소식을 듣고 그를 찾아 위로했다. 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79)이 20일(현지 시간) 암 투병 중인 밥 돌 전 공화당 상원의원(98)을 예고 없이 찾아가 위로했다.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인 두 정치인의 정파를 초월한 우정에 외신의 관심이 쏠렸다.
미국 CNN 등 주요 외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토요일인 이날 돌 전 상원의원이 살고 있는 미 워싱턴의 워터게이트 단지를 찾아갔다고 보도했다. 이는 당초 백악관 공식 일정에는 없었다.
외신에 따르면 돌 전 의원은 폐암 4기를 선고받고 투병 중인 사실을 18일 언론에 공개했다. 이 소식을 접한 바이든 대통령이 바로 돌 전 의원을 찾아간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돌 전 의원을 만나고 나온 뒤 기자들에게 “그는 잘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제2차 세계대전 육군 참전용사인 돌 전 의원은 이탈리아 전투에서 포탄을 맞아 오른손과 팔이 마비되는 장애를 갖게 됐다. 그는 2018년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추모식에 휠체어를 타고 참석했다가 거동이 불편한 몸을 일으켜 왼손으로 거수경례를 해 미국인의 감동을 자아냈다. 돌 전 의원은 1988년 공화당 대선 경선 때 부시 전 대통령과 경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11년 부통령으로 재임할 때 공식 행사에서 돌 전 의원을 향해 “그는 우리 모두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것들을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며 “바로, 전쟁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과 그들의 가족을 돌보는 게 이 나라의 책무라는 것”이라고 경의를 표했다. 돌 전 의원과 둘이서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을 여행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캔자스 출신인 돌 전 의원은 1980년, 1988년 대선에 도전했지만 공화당 후보로 선출되지 못했다. 1996년 대선에서는 민주당의 빌 클린턴과 맞붙었다가 패배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