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자매 이재영(오른쪽), 이다영. 동아일보DB
배구선수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학교폭력이 폭로되면서 물의를 빚은 가운데 피해 증언이 학부모에게서도 나왔다. 이 학부모는 쌍둥이 자매의 모친이자 배구선수 출신 김경희를 언급하기도 했다.
배구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부모라고 밝힌 A 씨는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뉴스를 통해 접하고 아이들이 올린 글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며 “10년 된 일을 우리 아이들이 마음 속에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부모로서 안 될 것 같아 글을 올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시합장에 다녀보면 쌍둥이(이재영·다영 자매)만 하는 배구였지 나머지는 자리만 지키는 배구였다”며 “외부 관계자, 타 학부모 관람석을 지날 때 여러 번 듣던 소리는 ‘쌍둥이만 서로 올리고 때리고 둘만 하는 배구네’라는 소리였다”고 말했다.
글쓴이는 “칼로 인한 큰 일이 벌어졌는데도 그 당시에는 학부모들이 전혀 알지 못하고 그 후에 알게 됐다”며 “10년이 지나 이런 일이 사회적으로 드러나면서 그때 기억이, 고통이 우리 아이들을 다시 괴롭게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재영·다영 선수에게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학생의 학부모라고 밝힌 누리꾼이 올린 글. 출처= 네이트판
이와 함께 A 씨가 올린 사진에는 2011년 춘계전국 남녀 중‧고 배구연맹전에 출전한 전주 근영중학교의 선수 명단이 담겼다. 이 팸플릿에는 이재영‧다영 선수가 1번과 2번으로 기재됐다.
앞서 이재영‧다영 자매는 학교폭력이 폭로된 지난 10일 “깊은 죄책감을 갖고 있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사과문이 올라온지 사흘 만인 13일 또다른 추가 폭로가 나왔다. 그는 “자기 옷은 자기가 정리해야 하는데 제일 기본인 빨래도 동료나 후배 할 것 없이 시키기 마련이고, 틈만 나면 무시하고 욕하고 툭툭 쳤다”고 했다.
한편 흥국생명 측은 두 선수에 대한 징계를 아직까지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흥국생명의 한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두 선수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심신의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다. 징계라는 것도 선수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정신적‧육체적 상태가 됐을 때 내려야 한다”고 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