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로나경제 진단-해법 놓고 논쟁
로런스 서머스
“경기부양책은 내년에 우리를 ‘완전 고용’으로 이끌어줄 것이다.”(재닛 옐런 재무장관)
전대미문의 위기에 놓여 있는 현재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2015년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도 설전을 주고받았던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그 주인공이다. 현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서머스 전 장관의 문제 제기에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공개적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두 사람의 대결이 경제학계의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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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스 전 장관은 “엄청난 불확실성이 있는 와중에 2차 세계대전 때와 가까운 규모의 대규모 부양책을 추진하는 것은 우리가 한 세대 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촉발할 수 있다”며 “(경기부양) 계획은 진행돼야 하지만 인플레이션과 금융 안정을 위협하지 않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 중인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이 실제 경기가 부진한 정도에 비해 규모가 너무 커서 과잉 처방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닛 옐런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자칫 버블을 형성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더글러스 홀츠 에이킨 전 의회예산국(CBO) 국장은 “주식 등 자산 가격을 지속 불가능한 수준으로 올림에 따라 2000년이나 2007년 때와 같은 버블 붕괴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융 안정에 대한 위험은 완화적인 수준”이라면서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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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스 전 장관은 2015년에도 버냉키 전 의장과 경기 상황에 대한 상반적인 시각을 드러내며 논쟁을 벌였다. 그는 당시 “지금 구조적 장기 침체에 들어섰다. 양적완화와 저금리는 단기적 처방이며 재정 지출을 통해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버냉키 전 의장의 양적완화 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이에 버냉키 전 의장은 “지금의 저성장은 일시적인 것이며 돈을 풀면 해결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경제학자들의 논쟁은 팬데믹이 갓 시작된 작년 이맘때도 활발히 전개됐다. 당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대공황보다 더 심각한 공황”이라며 극도의 비관론을 폈지만 버냉키 전 의장은 “이 상황은 대공황과 다르다. 꽤 빠른 회복을 보일 것”이라고 경기를 낙관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