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가덕신공항 추진을 위해 서명하고 있다. 2021.2.1 © News1
“해저터널로 부산이 일본 규슈 경제권에 편입돼 단순 경유지가 될 수 있고, 일본의 대륙 진출에 고속도로를 놓는 격이다.”(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던 가덕도 신공항 건설 이슈에 맞대응하기 위해 국민의힘은 1일 ‘한일 해저터널 건설’ 카드를 꺼냈다. 부산 민심이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수십조 원 규모의 대형 공약들이 충돌하는 ‘부산 대전(大戰)’이 벌어지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가덕신공항 예정부지를 바라보고 있다. 2021.2.1 © News1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예상치 못했던 ‘1+1 공약’(가덕도 신공항과 해저터널)에 곧바로 ‘반일(反日) 프레임’을 내세우며 반격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일 해저터널 건설 추진에 대해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선거용 공작이며 국익에 도움이 안될 것”이라며 “한일 양국 간에 정치·외교·역사 문제가 해결 안 된 상태에서 느닷없는 선거용 해저 터널 주장은 국민들이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이 (부산) 보선이 급하긴 급한 것 같다”고도 했다.
이낙연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달에만 21일, 29일 잇따라 부산을 방문해 “야당 지도부가 반대한다고 해도 저희는 갈 길을 가겠다”면서 “가덕신공항 특별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라고 부산민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부산 보선은 야당의 승리를 점치는 전망이 우세했다. 지난달 2, 3일 부산 KBS·MBC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18세 이상 부산시민 1000명에게 지지하는 정당을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42.1%, 민주당 29.8%로 나타났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하지만 지난달 17, 18일 한길리서치가 부산시민 800명을 조사한 결과 민주당 30.2%, 국민의힘 28.6%로 나타나며 격차가 대폭 줄어들면서 여야의 기싸움이 한층 고조됐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5%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국민의힘 관계자는 “결국 최종 본선에선 5%포인트 안팎의 싸움이 될 것”이라며 “공약 경쟁과 당내 신공항 갈등의 조율, 경선 후보들끼리 네거티브를 최소화하는 집안 단속도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