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남·서남권과 경기 일부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성산로에서 차량들이 서행하고 있다. 2021.1.12 © News1
“관리사무소에서 다용도실 배수관이 언다고 일주일 넘게 세탁기를 못 돌리게 하는데 더 이상은 못 버티겠네요. 철물점에서 배수관 연결 호스 사서 욕실로 세탁기 물을 빼내 빨래했습니다.”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한파 때 철물점에서 세탁기 배수관을 10미터 구매해 세탁기에 연결했다. 인근 철물점에는 배수관이 품절된 상태라 자동차로 10분 넘게 떨어진 철물점에서 겨우 구매할 수 있었다.
최근 A씨처럼 세탁기 배수관을 구매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한파 탓에 그냥 세탁기를 돌리게 되면 배수관이 얼고 저층 세대엔 역류 피해를 입게 된다. 이 때문에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는 한파가 찾아오면 하루에도 서너차례 세탁기를 돌리지 말아달라는 방송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 “빨래 계속 안할 수도 없고…” 세탁기 배수관 판매
계속된 강추위에 세탁기 배수관처럼 전혀 주목받지 못했던 제품들이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겨울철 스테디 셀러 제품인 배터리충전기 등 동파 예방 물품들의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
17일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주 간(1월7일~1월13일) 세탁기 배관용품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최대 835%까지 증가했다. 전월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630% 이상 늘었다. 계속 빨래를 미룰 수 없는 소비자들이 세탁기 배수관을 연장, 욕실로 물을 빼내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써머스플랫폼이 운영하는 에누리 가격비교에서도 세탁기배관용품 매출(12월31일~1월13일)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7% 증가했다.
서울 강동구 B인테리어 업체 사장은 “한참 추웠던 지난주에는 예약이 밀려 수리를 나가는데 적어도 3일 이상은 걸렸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스노우체인·부동액 등 차량용품과 난방가전 판매도 대폭 증가
이외에도 전국적인 폭설로 인해 자동차 월동용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에 따르면 자동차 바퀴에 끼우는 스노우 체인 판매(1월7일~1월13일)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90%나 증가했다. 지난달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350% 이상 늘며 갑작스런 폭설에 대비하는 운전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배터리가 방전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배터리충전기의 판매도 전년 대비 840% 늘었다. 차량 앞유리에 낀 성에를 제거하는 성에제거기 판매도 485% 증가했고 시린 손을 녹여줄 핸들커버의 판매도 181% 뛰었다.
에누리닷컴 관계자는 “최근 한 주 사이 수도권에 두 차례에 걸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이달 월동용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본격적인 강추위가 찾아오면 차량 월동용품에 급작스럽게 수요가 몰릴 수 있어 지금부터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실내를 따뜻하게 해줄 방한용 가전제품의 판매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에누리닷컴의 최근 2주 간 조사에 따르면 전년 대비 전기 히터와 라디에이터, 온풍기의 판매가 각각 336%, 332%, 294%씩 뛰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