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키우던 숭어 10만 마리 동사… 감자-고추 등 시설채소 냉해 잇따라 용인 경전철 한파로 고장 한때 멈춰 서울-인천선 7만여 가구 일시 정전… 수도관-계량기 동파 7521건 달해
최근 ‘북극발 한파’로 7521건의 동파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11일 서울 성북구 북부수도사업소에서 직원들이 동파돼 수거한 계량기(왼쪽 사진)를 정리하고 있다. 전남 무안군의 한 양식장에서는 1만여 마리의 숭어가 동사해 어민들이 숭어를 건져내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무안=뉴스1
전북 고창군 부안면에서 숭어를 키우는 홍순옥 씨(68)는 지난주 전국을 강타한 ‘북극발 한파’의 직격탄을 맞았다. 한파는 홍 씨가 숭어를 키우던 2만4700여 m²의 양식장을 한순간에 빙판으로 바꿔놓았다. 두껍게 언 얼음 밑으로는 동사한 숭어가 가득했다.
이번 한파로 폐사한 숭어 10만여 마리는 2019년 5월경 부화시켜 1년 7개월 정도 자란 것들이다. 올해 12월 출하할 예정인데 지난 시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 홍 씨는 “2005년에도 폭설이 내려 숭어가 집단 폐사하는 큰 피해를 봤는데 이번에도 피해를 보게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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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들은 한파 피해를 줄여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남 여수에서는 최근 돔 양식장 5곳을 수심이 깊은 바다로 옮겼다. 여수시 관계자는 “돔은 수온이 차가워지면 특히 약하다. 해마다 겨울철이 되면 일부 돔 양식장이 양식시설을 깊은 바다로 옮긴다”고 말했다.
시설채소 피해도 잇따랐다. 전북에서는 감자와 고추, 깨 등 농경지 139.9ha가 냉해 피해를 봤다. 김제지역의 감자(96ha)가 큰 피해를 봤다. 전남에서는 구례군 용방면 시설하우스 재배농가 20곳에서 감자(7ha)가 냉해 피해를 입었다. 고추와 딸기를 키우는 농가에서도 0.4ha가 냉해를 입어 농산물을 수확할 수 없게 됐다. 충남에서도 6일 시작된 한파로 딸기 고추 재배농가 4곳에서 비닐하우스 19개 동이 냉해를 입었다.
경기 용인시에서는 한파로 경전철이 멈춰 섰다. 용인경전철에 따르면 11일 오전 10시 20분경 기흥역을 출발해 에버랜드 방면으로 가던 열차 1대가 어정역 부근 선로에서 제동장치 고장으로 6분간 운행이 중단됐다. 당시 열차에는 50여 명이 타고 있었고, 부상당한 승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전철 측은 해당 열차를 수동운전으로 전환하고 인근 어정역까지 운행한 뒤 승객들이 후속 열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경전철 관계자는 “한파가 길게 이어져 기계 고장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용인경전철은 6일 저녁 쏟아진 폭설로 오후 9시 반 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운행이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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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박영민 minpress@donga.com / 여수=이형주 / 용인=이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