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잠적한 30대 남성 2명이 나흘 만에 자수했다. 성남시는 이들에 대해 구상권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성남시 등에 따르면 성남시보건소는 경찰의 협조를 받아 9일 오후 2시 30분경 성남 수정구의 한 모텔에 있던 30대 남성 A 씨와 B 씨를 붙잡았다. 이들은 검거 전 보건소에 자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당국 조사 결과 A 씨는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병원비 등이 걱정돼 잠적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와 B 씨는 경기 광주시 초월읍 물류센터에서 함께 일용직으로 일했다. 최근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자 A 씨는 5일 성남시 분당구 야탑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다음 날 양성으로 판정됐다. A 씨는 역학조사관과 한 차례 통화했지만 이후 휴대전화를 끈 채 잠적했다.
성남시는 이들과 연락이 끊기자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소재 파악을 요청했다. 이들이 휴대전화를 꺼놓고 잠적해 경찰이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나흘간 잠적해 있던 A 씨는 결국 보건소 측에 자신이 머물던 모텔 위치를 알렸다. B 씨에게도 연락해 자신의 모텔로 오게 했다. 이들은 언론보도를 보고 경찰에 고발당한 사실을 알게 된 뒤 자수를 결심했다고 한다. 성남시 관계자는 “이들의 세부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는데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할 경우 구상권 청구를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성남=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