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한 대 값 벌었다” 소식에 뛰어들었지만… ‘공모주=대박’ 맹신은 금물
지난해 국내 증시에 입성한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에 비해 평균 2배 정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주 청약 열풍만큼 투자 성적도 좋았던 셈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기업인수목적회사, 재상장 제외)들의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은 7일 기준 평균 99.9%로 집계됐다. 지난해 공모주 청약에 성공해 7일 종가에 팔았다면 평균 2배의 수익률을 올렸다는 의미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인 상장기업은 항암 면역 치료제를 개발하는 박셀바이오다.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이 798.3%에 이른다. 그 뒤를 명신산업(576.9%), 포인트모바일(350.7%), 하나기술(325.4%) 등이 이었다.
코스피 상장기업 최초로 ‘따상상상’(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뛴 뒤 3일 연속 상한가)을 기록했던 SK바이오팜도 200%가 넘는 수익률을 보였다. SK바이오팜의 공모가는 4만9000원. 현재 주가는 16만 원에 육박한다. SK바이오팜은 우리사주를 받은 직원들이 잇달아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해 사표를 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사주를 받은 경우 퇴사를 하지 않으면 1년간 주식을 팔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사주를 받은 SK바이오팜 직원 200여 명은 상장 첫날에만 평균 9억 원가량의 평가 차익을 올렸다.
하지만 공모주 투자가 반드시 수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10% 넘게 밑도는 기업은 11개에 이른다. 전체 상장기업의 15.7%다. 미세 칫솔모를 만드는 기업 비비씨는 현재 1만9000원대 후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공모가(3만700원) 대비 36% 낮다.
또 기관투자가들의 의무보유 물량 등 수급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SK바이오팜은 올해 첫 거래일인 4일 8% 넘게 급락했다. 기관이 보유한 492만 주에 대한 의무보유예수가 모두 풀렸기 때문이다. 직접 청약이 부담스럽다면 공모주 펀드도 눈여겨볼 만하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