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웨이스트]
‘서울오래컵’은 대학 캠퍼스에서 이용자들이 공유하는 다회용 컵이다. 환경재단
다회용 컵 확대 가능성 보여준 ‘서울오래컵’
이런 가운데 서울 이화여대와 국민대에서는 환경재단 주도로 2020년 10월 26일부터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한 실험이 진행했다. 이화여대 캠퍼스 내 카페 2곳(학생문화관 지하 1층 로비카페, 아산공학과 1층 생협매장), 국민대 캠퍼스 내 카페 2곳(공학관 1층 카페 미르, 북악관 1층 카페 미르)에서 캠퍼스 전용 공유컵(다회용 컵)인 ‘서울오래컵’에 음료를 담아 제공하고, 다 쓴 컵은 카페 아무 곳에나 반납하면 되는 실험이다. 환경재단에서 제작한 서울오래컵은 500ml 크기로 폴리프로필렌(PP)과 우드 재질을 섞어 단단하게 만들어졌다. 수거된 컵은 다회용기 전문 관리업체 트래쉬버스터즈가 세척과 건조, 살균 과정을 거쳐 위생적으로 관리한 뒤 카페에 다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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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실험을 위해 준비된 서울오래컵은 2000개. 이 중 1900여 개가 카페 4곳에 전달됐다. 10월 26일부터 12월 31일까지 사용된 횟수는 이화여대가 2024회, 국민대가 1740회에 이른다. 컵을 사용한 뒤 반환한 비율은 87%로, 과거 비슷한 실험을 진행했던 경험에 비춰 이 정도 반환율은 높은 편에 속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이용 실적을 놓고 봤을 때 환경재단은 어떻게 자체 평가를 하고 있을까.
“프로젝트 준비 단계에서 두 대학 외에도 여러 대학에 연락을 했는데 모두 거절당했어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 때문이었죠. 그래서 ‘위생과 안전에 예민한 사람은 다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겠구나’ ‘다회용 컵 사용 문화 진입 장벽이 생각보다 높아 이용자가 없을 수도 있겠구나’라고 예상했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기대보다 많은 사람이 사용했고, 사용 이유도 ‘환경 보호를 위해’가 가장 많아 다회용 컵 사용 문화의 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어요.”
미사용 이유는 ‘번거로움과 위생 문제’
이번 프로젝트 참여자들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는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오프라인 QR코드를 활용해 진행됐다. 총 402명이 참여했는데 89%가 ‘서울오래컵 사용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사용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카페 10번 이상 이용 시 ‘항상 사용한다’(17.3%), ‘대체로 사용한다’(19.1%), ‘종종 사용한다’(19.1%), ‘가끔 사용한다’(34.6%)고 답했고 ‘전혀 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9.9%였다.
‘사용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일회용품 사용 절감 등 환경보호를 위해’(60.3%)가 가장 높았으며 ‘가격 할인을 받기 위해’(19.9%), ‘관리의 번거로움이 적어서’(11%), ‘사용 접근성이 좋아서’(6.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미사용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사용, 반납하는 것이 번거로워서’(31.3%), ‘비위생적일 것 같아서’(25%) 순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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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1272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