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동아일보 DB
사실 장사꾼의 ‘밑지고 판다’는 말은 대표적인 거짓말 중 하나다. 한데 오그랑장사가 사전에 올라 있는 걸 보면 생판 거짓말은 아닌 듯싶다. 왜 있잖은가. 가게 문을 닫게 됐다면서 하는 폭탄 세일처럼 오그랑장사는 밑지는 장사를 말한다.
이에 반해 곱으로 이익을 내는 장사는 ‘곱장사’이다. ‘되넘기장사’는 물건을 사서 곧바로 다른 곳으로 넘겨 파는 장사를, ‘듣보기장사’는 시세를 듣보아 가며 요행을 바라고 하는 장사를 말한다. 얼렁장사와 동무장사는 여러 사람이 밑천을 어울러서 하는 장사다. 요즘의 동업(同業)이다.
광고 로드중
그러고 보니 ‘빚쟁이’도 에누리와 닮았다. 돈을 빌려준 사람이나 빚을 진 사람 모두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말글살이가 편리해지는 건 좋은데 돈을 빌려준 사람으로선 ‘-쟁이’란 표현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겠다.
사진=동아일보 DB
그렇다면 상인들이 좋아하는 손님은 누굴까. 그야 덤터기를 씌우기에 딱 좋은 ‘내미손’일 듯싶다. 내미손은 물건을 흥정하러 온, 어수룩하고 만만한 사람을 말한다. 요샛말로 ‘호갱님’이다.
흥정이 끝나면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술 등을 대접하는데, ‘성애’라고 한다. 이때 먹는 술이 성애술이다. 역시 흥정은 붙이고 볼 일이다.
광고 로드중
songba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