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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 2만달러도 넘었다…1년새 3배↑ 연일 신고가 행진

입력 | 2020-12-18 03:00:00

각국 경기부양 위한 돈 풀기 영향
기관투자가 몰리며 추가 랠리 기대
일각선 “실물없는 화폐” 우려 여전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2만 달러를 넘어섰다. 기관투자가 등 투자시장의 ‘큰손’들이 비트코인 시장에 뛰어들며 가파른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7일 오후 2만1880달러(약 2391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말 7251달러(약 792만 원)와 비교하면 1년 만에 3배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국내 거래사이트 빗썸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3시 33분 현재 2388만8000원까지 올랐다. 비트코인 거래시장은 주식시장과 달리 종가 없이 24시간 가동된다.

최근 비트코인의 상승세에는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의 ‘돈 풀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막대한 유동성을 풀면서 화폐가치가 떨어지자 금이나 채권을 잇는 또 다른 대체 투자처로서 비트코인이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비트코인 상승세가 2017년과 다르게 전개될지 주목하고 있다. 당시 비트코인은 별다른 호재가 없었음에도 2만 달러에 근접했지만, 이듬해 3000달러까지 급락했다.

최근의 상승 흐름은 당시와는 다르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세계 최대 온라인 결제 플랫폼 페이팔이 지난해 10월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고,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는 비트코인 펀드를 내놓는 등 투자시장의 큰손들이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금융정보 서비스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인디시즈는 내년에 가상통화 지수를 내놓기로 했다.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을 검토하는 등 가상화폐 시장 자체가 커지는 기류다.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6일(현지 시간) 중장기적으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갈 뜻을 내비쳤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제로(0) 금리’ 상황이 유지되면 기존 화폐의 가치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대안으로 비트코인의 매력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높은 가격 변동성과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의 시각은 여전하다. 가상화폐는 실물로 존재하지 않는 만큼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돈세탁이나 불법 자금 조달 등에 쓰일 수 있는 등 불완전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