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최대 격전지 칠곡군 지난달부터 ‘성탄절 캠페인’ 전개 십시일반 성금-기부물품 모아 22일 ‘성탄절 선물’ 전달 행사 개최
13일 경북 칠곡군 석적읍의 한 아파트 부녀회 사무실에서 주민들이 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 후손들에게 선물하려고 만든 생강청을 유리 용기에 담고 있다. 칠곡군 제공
주부들은 십시일반 40만 원을 모아 에티오피아 후손들에게 보낼 레몬청과 생강청을 직접 만들기로 뜻을 모았다. 석윤정 아파트 대표는 “겨울을 따뜻하게 아프지 말고 보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 작은 정성이지만 기쁘게 받아주면 좋겠다”며 미소를 보였다.
6·25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경북 칠곡군에서 연말 기부 물결이 퍼지고 있다. 전쟁 당시 수많은 희생을 치른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의 후손을 위해서 선물을 준비하겠다는 주민들이 너도나도 팔을 걷었다. 칠곡군은 지난달 중순부터 ‘70년 만에 다시 찾아온 성탄절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칠곡군 관계자는 “1953년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은 성금을 모아 경기도 동두천에 고아원도 설립했다고 한다. 당시 고아들을 위해 성탄절에 선물도 나눠줬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캠페인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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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적읍에서 이른바 ‘호국마을’로 불리는 망정1리 주민들은 6일 ‘호국의 후손을 위해 담근 김치’를 선물로 보냈다. 이곳은 6·25전쟁 당시 마을 주민들이 탄약과 식량 보급에 나서 전투 승리에 크게 기여해 호국마을로 불린다. 주민들은 이외에 반창고 구충제 장갑 같은 다양한 물품을 칠곡군에 전달했다.
칠곡군은 22일 주민들이 정성껏 마련한 성탄절 선물을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들에게 전달하는 행사를 열 예정이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에티오피아 6·25 참전 용사들이 대한민국 평화를 위해 헌신한 뜻을 기리는 행사가 될 것”이라며 “후손들에게 따뜻한 전통으로 이어지고 호국 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