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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권, 친일청산에 힘쏟아…‘친일’ 속박, 한일관계 그늘지게 해”

입력 | 2020-12-14 11:07:00

"친일이라는 두 글자 韓에서 언동 구속"




‘친일파’가 한국에서 금지된 단어가 됐다면서 이러한 속박이 한일 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일본 아사히 신문이 사설을 통해 주장했다. 한국이 친일파를 일제 협력자 등 부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가운데 본래의 의미를 되찾아야 한다는 취지로 떼를 썼다.

14일 하코다 데쓰야(箱田哲也) 아사히신문 논설위원은 “친일 속박을 풀 수 있겠는가”라는 사설을 통해 한국에서 최근 몇 년 간 권력과 권위를 풍자하는 신조어가 탄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박근혜 전 정권을 비판하는 말로서 ‘내로남불’이 사용됐으나, 정권이 교체된 지금 문재인 정권도 같은 비판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내로남불이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줄임말이다.

아사히는 “주변국에게 농락 당해온 한국 정권은 정치 지향에 관계 없이 ‘민족 정기 회복’을 중시해왔다”며 “그 중에서도 문 정권은 ‘친일 청산’에 힘을 쏟고 있다”고 풀이했다. “다만 여기서 친일이란 일본과 사이가 좋다는 뜻이 아니라 일본의 식민 지배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다는 의미다”라고 부연했다.

신문은 한국이 많은 고생을 겪었다면서도 “하지만 과거 청산을 현재의 정치로 연결 지어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야당 측을 친일파라고 취급한다면 정치 이용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의 경색된 대일 정책을 비판하는 자는 한국에 자생하는 친일파라는 의미의 신조어 ‘토착왜구’ 오명을 받는 등 사회 대립이 깊다”고 진단했다.

신문은 “일본 정치도 (이런 지적을) 말할 만한 입장은 아니지만 절대적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경구를 그대로 실현할 셈이냐”라고 비판했다.

특히 “친일이라는 두 글자는 지금도 한국에서의 언동을 구속할 뿐만 아니라 한일 관계에도 그늘지게 한다”고 분석했다.

일본 입장에서는 “‘친일청산’이란 말을 듣는다면 비난받는 듯한 인상을 초래할 수 있다. 내정 문제로 친일을 받아들이는 문 대통령은, 일본이 어째서 이렇게까지 반응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면이 있다”고 봤다.

아사히는 몇 년 전 주니어 한일 포럼에서 한국 학생들이 “일본과 친해지는 데 이의는 없다. ‘과거 배신자’는 다른 말로 바꾸어 친일 본래의 의미로 쓸 수 있도록 해방할 수 없겠느냐”라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신문은 “금구를 피하기 위해 지금은 일부로 ‘지일파’로 표현되는 한국에서 ‘나는 친일파’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겠는가”라고 사설을 끝맺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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