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석준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민간업자인 시장도매인은 안정적인 납품과 이익을 보장받는 고품질 농산물을 중심으로 매입한다. 시장도매인은 투명한 경매 정보를 활용해서 쉽게 고품질 농산물 납품 농업인을 찾을 수 있다. 결국 최상위 품질 외의 남은 농산물들로 경매가 이뤄지니 평균 경매 가격은 떨어진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2019년 전국 32개 공영도매시장의 경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경매제와 시장도매인제가 병행 운영되는 강서시장의 경락가격이 kg당 1399원으로(평균 1626원) 가장 낮았다. 다행히 현재까지는 거래 기준가격이 가락시장 경매가격이기에 강서시장의 시장도매인과 거래하는 농민의 피해는 크지 않다.
만약 가락시장에까지 경매제와 민간업자 시장도매인이 병행돼 경매 위축, 기준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면 그 피해는 가락시장과 거래하는 농업인뿐 아니라 한국 전체 농업인에게 돌아간다. 그래서 작년 9월 4만여 명의 농업인들이 ‘가락시장 시장도매인 도입 반대 탄원서’를 국회와 정부에 제출했고 국회도 여야 논의 과정에서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 제도 도입 법안을 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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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정부는 도매시장의 문제점을 심층 논의할 민관협의체를 구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 도매시장의 공공성과 효율성을 강화해 제도의 원래 목적인 농업인과 유통인, 소비자가 상생하는 구조로 바꾸는 진지한 논의를 기대해 본다.
양석준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yangsj@sm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