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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파고든 코로나’ 사우나·산악회서 집단 감염…“어디서든 전파 가능한 상황”

입력 | 2020-11-17 19:15: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사흘 연속 200명대 발생한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 News1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에 있는 입주자 전용 사우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가을 산악회 모임 참가자들이 등산 후 식사 등을 함께 하면서 집단 감염되는 사례도 나왔다. 이외에도 실내 체육시설, 요양시설, 공장 등 사람들이 모이는 시설 곳곳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면서 신규 확진자는 나흘 연속 200명대를 기록했다.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1주일(11~17일) 간 전국에서 하루 평균 3.1건의 소규모 집단감염이 새로 발생했다. 소규모 집단감염으로 인한 확진자 수는 하루 평균 31.3명에 달한다.

●아파트 지하 사우나 환기 안 돼 쉽게 전파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 사우나 관련 확진자는 이날 낮 12시 기준 14명이다. 10일 사우나 이용객이 첫 확진판정을 받았고, 이곳을 이용한 이용객 9명이 추가로 감염됐다. 확진자들의 가족 4명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사우나는 아파트 입주자만 이용할 수 있어 확진자 대부분 아파트 주민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입주민 카드로 인증하고 발열체크도 한 뒤 사우나에 입장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사우나가 지하에 위치해 환기가 어렵다보니 바이러스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내부에서 확산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없는 확진자가 사우나를 이용한 뒤 다른 이용객이 추가 감염됐고 이들의 가족에게까지 전파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을을 맞아 산으로 단풍 구경에 나선 사람들이 늘면서 관련 감염도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 가을 산악회와 관련된 확진자는 이날까지 14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7명은 산악회 회원이며 6명은 이들의 가족이다. 12일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의 가족이 산악회 회원이었고, 이 회원이 산악 모임에 참석해 다른 회원들에게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방역당국은 산악회 회원들이 등산을 마친 뒤 마스크를 벗고 회식을 하는 등 밀집 접촉하는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장소 불문하고 일상 속 조용한 전파 지속”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코로나19 국내발생현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스1 © News1

서울 성동구의 한 실내 체육시설에서는 1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이날까지 17명이 추가 감염돼 확진자가 18명으로 늘었다. 이 중 10명은 시설에 직접 방문했던 사람들로, 이용객 2명, 직원 7명, 방문객 1명 등이다. 나머지 8명은 확진자의 가족과 지인으로 ‘n차’ 감염이다.

서울 서대문구의 요양시설에서는 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시설 직원 1명이 15일 양성판정을 받은 후 추가로 직원 2명과 입소자 5명이 감염된 것이다. 이 요양시설도 다른 요양시설과 마찬가지로 입소자가 장시간 머무르는데다, 대부분 거동이 불편해 직원과의 접촉을 통한 감염을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서울 중구에 있는 제조업 공장에서는 1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12일 처음 확진자가 발생한 뒤 가족 6명과 동료 4명, 지인과 지인가족 2명으로 추가 전파가 이뤄졌다. 수도권의 한 대학 미술대학원 및 동아리와 관련한 확진자는 5명이 늘어나면서 19명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경기와 서울이 각각 8명씩 나왔고 충남과 경남, 광주에서도 각각 1명씩 감염됐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감염 상황이 일상으로 파고들어와 특별히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조용한 전파가 지속되고 있다”며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일상 어디서든 전파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30명을 기록했다. 국내 지역발생 환자가 202명, 해외 유입 환자가 28명이다. 국내 환자가 200명을 넘은 건 9월 2일(253명) 이후 76일 만이다.

김하경기자 whatsup@donga.com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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