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O, 명칭 대신 번호표기 합의에도… 日 “디지털판 해도집 영향력 한정적”
각 나라의 대표 항공기 좌석 내에 제공되는 개인 스크린 지도 서비스를 조사한 결과 한국과 일본 사이 바다 이름이 대부분 ‘일본해(Sea of Japan)’로만 표기 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 연구팀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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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수로기구(IHO)’가 그동안 ‘일본해(Japan Sea)’로만 단독 표기해왔던 기존 해도집을 디지털화하면서 전 세계 바다에 이름 대신 고유 식별번호를 부여하기로 한 데 대해, 일본 정부가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고 정반대의 해석을 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IHO는 16, 17일 열린 2차 총회에서 국제 표준 해도집인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를 새로운 표준 ‘S-130’으로 개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마티아스 요나스 IHO 사무총장이 보고한 S-130은 전 세계 바다에 이름 대신 숫자로 된 고유 식별번호를 부여하게 된다.
안건 통과는 참석국 만장일치가 원칙으로, 한국을 포함한 모든 회원국이 뚜렷한 반대를 하지 않아 이날 오전 잠정 승인됐다. 새로운 표준이 도입되면 그동안 IHO 해도집을 근거로 자국 지도에 일본해를 단독 표기했던 세계 각국도 동해를 병기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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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무국장 안에는 현행 국제 표준 해도집인 S-23를 “계속해서 일반적으로 이용 가능하다”고 명기했기 때문에 일본해 단독표기의 정당성이 인정됐다는 게 일본 정부측의 주장이다.
다만 새롭게 제작하는 디지털판 해도에는 각 해역을 이름이 아닌 숫자로 표기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관계자는 “사무총장이 한국의 주장에 일정의 배려를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디지털판은 일본해의 호칭 문제를 둘러싼 논의에 직접적인 영향력은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신문은 “일본으로서는 쟁취해야 할 부분을 확실해 쟁취했다”(일본 정부 관계자), “‘동해’라는 말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것은 일본 호소의 성과”(일본 외무성 간부)라고 안도했다는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외교부는 해당 보도에 대해 즉각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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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HO는 일제강점기였던 1929년 ‘일본해’로 단독 표기한 S-23 초판을 발간했다. 이후 현재 3판(1953년 발간)까지 이런 표기를 유지했다. 한국은 1997년에야 이를 파악해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자는 국제 외교전을 시작했다.
현재 S-130의 구체적인 도입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다음 IHO 총회가 열리는 2023년경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