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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군우편투표 공격에 일부 전현직 군책임자들 “격분”

입력 | 2020-11-07 21:39:00

스티브 애벗 전해군장군 "대통령이 200년 역사의 우편투표 무시"
2016대선 때 재외국민 미군 투표 총 25만표, 올해는 미집계
박빙 조지아주 군우편투표 8700표 도착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 동안 자신이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이 최고로 미군을 대변하며 선봉에 서 있는 인물이라고 항상 주장해왔다. 그런 그가 대선이 끝나고 자신의 대통령 직이 위태롭게 되자 미국 민주주의의 중요한 도구이자 수단인 부재자 우편투표를 부정행위라며 공격하고 나서자 수많은 퇴역 재향군인 장군들과 군 요직의 책임자들이 상처를 받거나 격분한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했다고 AP통신 등이 6일 (현지시간 ) 보도했다.

미국의 우편투표는 1812년에 고향이나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파견된 미군들이 선거 때 투표권을 행사하도록 해주기 위해 마련되었던 제도이지, 민주당이나 어느 쪽의 몰표를 위해 조작된 투표 방법이 아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들어 트위터에다 줄곧 “ 개표를 중단하라!” (STOP THE COUNT!) 는 글을 올리면서 선거 당일인 3일 밤 이후에 나타난 “ 깜짝 투표뭉치”의 몰표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선거를 “훔치는” 짓을 돕고 있다며 우편투표를 싸잡아 비난해왔다.

그러면서도 트럼프는 미군의 부재자 우편투표만은 자신의 표로 여기는 듯, 별도로 반드시 개표를 통해 합산해야 한다는 주장을 유지했다. 심지어 6일에는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일부 군 부재자 우편투표가 무더기로 실종되었다”고 까지 주장했다.

특히 그는 이번 선거의 적법성에 대한 의심의 씨앗을 뿌리기위한 노력으로, 전국적으로 우편투표지의 지도를 펴놓고 공격을 가했다. 이런 행위는 그 동안 군 부재자 투표로 우편투표를 하는 것을 “해외에서 복무하면서도 국민의 도리를 다 하는 것”으로 자부심을 가졌던 수많은 재향군인들과 전직 장성들을 불쾌하고 마음 상하게 하고 있다.

전 해군제독이자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에서 국토안보 담당 부보좌관을 지냈던 스티브 애벗 장군은 “트럼프 정부의 모든 직급의 공무원들과 의회 공직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서 ‘ 대통령님도 다른 나머지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인내심을 좀 가져야 합니다’라고 당장 충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벗장군은 미군내 최고위 장성들로 구성된 ‘ 카운트 에브리 히어로’ ( Count Every Hero )란 단체의 일원이다. 이 단체는 현역으로 재외 파병중인 장성들의 투표권 보장과 그들의 모든 표가 유효표로 계산되게 하기 위해 일해왔다.

그는 최근 사태에 대해서 “이런 트럼프식 민주주의를 가지고 계속 우편투표에 경종을 울리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말 부적절한 행동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2020 대선에서 얼마나 많은 군 부재자 우편투표가 제대로 계산되지 않아서 차기 대통령의 당락을 뒤바뀌게 만들지는 밝혀져 있지 않다. 하지만 2016년 대선 당시 미군과 재외 국민의 부재자 우편투표가 총 25만표에 달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 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2016년 대선에서 조지아주는 5600표를 현역 군인들의 부재자 투표로 수신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거의 1만1000표, 펜실베이니아는 7800표, 네바다는 약 2700표를 받은 것으로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 통계에 나타나있다.

올해 박빙의 조지아주 대선에서 주 국무장관은 이번 선거를 위해 해외 미군과 미국민이 요청한 우편 투표 가운데 앞으로 도착해야 하는 표의 수는 무려 8900표라고 밝혔다. 이는 이미 도착해서 개표와 합산이 끝난 수천 표 외에 추가로 6일 마감시간까지 도착해야 하는 숫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아주의 해외 미군 우편투표의 수가 상당히 많은 것을 뒤늦게 알게 된 듯, 6일 트위터에다 “조지아주의 실종된 미군 부재자 투표는 어디 있나? 그 투표지들은 어떻게 된 것인가?”라는 글을 올렸다.

현재 전국 28개 주와 워싱턴 D.C. 는 투표일 당일 소인만 찍혀 있으면 그 뒤에 도착하는 부재자 우편투표도 유효로 계산한다. 바이든후보가 대통령직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 확보에 근접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갑자기 주 선거당국이 아직 개표와 합산을 계속하고 있는 이 부재자 투표에 대해 의심과 불신의 씨앗을 뿌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들어온 우편투표가 그처럼 일방적으로 저 쪽 편이라는 건 놀라운 일이다. 그건 물론 민주당에게는 이득이 되는 일이겠지만, 어쩌면 그렇게 모든 지역에서 그처럼 일방적으로 한 쪽 편인지 놀랍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위터에다 온통 대문자 문장으로 선거 당일 이후에 도착하는 우편투표는 무조건 무효표로 처리해야 된다고 강력히 거듭해서 주장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은 놀라운 게 아니다. 바이든과 민주당의 다른 선거 출마자들은 이번에 조기 투표와 우편투표를 적극 권장하면서 코로나19 감염을 피하도록 홍보했다. 반면에 트럼프는 지지자들에게 직접 대면투표를 권장하면서 여러 주에 걸친 유세에서 직접 대면 투표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주장해왔다.

유권자 권리운동 활동가인 크리스텐 클라크는 트럼프 선거본부가 합법적인 민간인 우편투표는 사기라고 공격하면서 미군의 우편투표만 합법적이라며 합산을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억지라고 지적했다.

“합법적 민권운동을 위한 변호사회”(Lawyers‘ Committee for Civil Rights Under Law)의 회장이기도 한 그는 “어떤 유권자들의 표에는 주 선거법을 제대로 적용하고 어떤 그룹의 표는 불법으로 처리하자는 주장은 어떤 식으로도 합리화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늦게 도착하는 우편 투표를 사기나 조작으로 홀대하는 것을 본 일부 군 가족들은 그가 미군의 통수권자임을 자랑해온 것이 무색하다며, 트럼프 선거팀에서 그의 우편투표 공격을 무마하기 위해 무진 애를 써도 소용없을 만큼 미군에 상처를 주는 부적절한 언동이라고 말했다.

2016~2020년 8월까지 해군 중사로 근무한 미니애폴리스의 토리 시메넥(28)은 “모든 국민은 민주주의에 참여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군에도 입대하는 것이다.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한 강력한 신념을 갖고 있다”며 우편투표 사기설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퇴역 육군대령인 마이크 제이슨(47)은 거의 30년 동안 고향 플로리다를 떠나 아프간, 이라크, 독일의 파병생활과 국내 타주의 부대에서 근무했던 것을 회고하면서, 자신은 그 동안 언제나 군 부재자 투표인 우편투표를 이용해왔다고 밝혔다.

그처럼 지난 해 여름 육군에서 전역할 때까지 언제나 객지에서 우편투표 제도로 미국의 민주주의에 참가해온 삶을 살아온 사람으로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우편투표제도 자체에 대한 근거없는 공격을 들을 때마다 격분을 참을 수 없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서울=뉴시스]